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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열심히 하는 월요일.을 계획했지만 어쩐지 또 빈둥거리고 있다•_•

17-51
[ 책의 맛 - 로제 그르니에 ]
읽는 것과 쓰는 것.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무수한 진실과 짤막한 허구에 대해 읽고 쓰는 것으로 백년을 살아온 사람이 쓴 글이다. (정확히 백년은 아니고 99세라지만-) 왜 읽는지, 왜 쓰는지- 무엇을 읽는지, 무엇을 쓰는지-

방법서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단호히 말하면 싫어한다. 어떻게, 왜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그래봐야 작가 자신의 기준일 뿐이다. 더 나아가도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통계에 의한 기준일 뿐이다.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이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그것이 반드시 모두에게 타당하지 않다는 말이다. 방법서(자기개발서 등의-)들이 쏟아져나오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것이 상세한 예시와 다양한 태도들을 보여줄 뿐 지혜나 철학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에 지나친 기대를, 읽기에 대단한 효과를 기대하는 내겐 전혀 의미가 없다. 내 읽기는 너무도 편협하고 지극히 개인적이기에 나 자신의 기준외에 다른 기준은 그닥 의미가 없다. 물론 적절한 참고나 조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무수한 방법서들은 해답이 아닌 작가의 생각을 엿보는 것에 그칠 뿐이다. 생존하는 모두의 생각은 독창적이고 흥미롭기에 그 정도의 의미로도 충분할 수도 있겠다.
다행히 이 책은 방법서가 아니고 감상적인 고백도 아니고 그저 자신의 읽기와 쓰기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단숨에 읽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또 책 구입 목록이 늘어버렸다. -이봐, 진정해!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순간이다=_=

#책의맛 #로제그르니에 #뮤진트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이 책을 고르며 자꾸 책 먹는 여우가 떠오른 것은 비밀. 왠지 접시 위에 놓고 찍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windkju 당신, 이거 읽는 게 좋겠어- 좋은 말로 할때 +_+ 응?

17-96
[ 빛의 제국 - 김영하 ] -우리가 감정에 일일이 어떤 표식을 부착할 수 있다면 누군가는 그 순간의 그의 감정을 '너무 일찍 도착한 향수'라 명명했을 것이다. 51p

최근 애청하던 알쓸신잡에서 김영하가 작가는 이름을 수집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말이 그의 수첩만큼이나 인상적이었는데, 이 문장에서 작가가 이름을 붙이는 장면을 목격한 기분이다. 작가가 글을 헌정하는 메세지가 몹시 다정하게 다가온다. 누구에게- 라는 단순한 몇 음절에 애정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문득 아내에게 이 글을 헌정하기엔 이야기 속의 마리가 부당해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도 글을 헌정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못내 미안해질 것만 같다. 쓰지도 않은 글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가당치도 않다.
이야기 속의 고작 하루는 얼마나 치열하고 파란만장하던지 세 가족 모두 각자의 엄청난 고뇌와 갈등을 뒤로하고 다음날 아침. 가족에겐 무엇이 남았을까 그것이 전과 같을 수는 없을텐데 각자 서로를 억측하고 비난하고 용서하고 위로하며 전과 비슷하게라도 돌아갈 수 있을까?
이야기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얼만큼은 모두 엄청난 하루을 감당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는 아침을 어찌 '장하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간지러워도 '장하다'는 칭찬을 자신에게 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면 좋겠다. 내가 가장 못하는 바로 그 목소리를.
#빛의제국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BGM - Beatles, Octopus's Garden

17-104 [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
- 사실을 근거로 삼은 정보를 개인의 해석을 통해 주관적으로 서술한 역사의 줄거리. 인류의 역사는 뭐죠?라는 질문에 대한 요약본.
새로 습득한 정보- 48p, 칼뱅과 루터가 자본주의와 교회 사이에 구름다리를 설계한 것. 교회가 성공이나 재물과 친해진 것을 다 저 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기분.
131-136p, 바울의 선교가 인류의 가치관 변화에 끼친 영향. 인간의 보편적 존엄성과 영웅에 대한 인식의 변화. 138p, <출애굽기>가 인류의 첫번째 혁명? - '희생'에 대한 오래된 생각.을 최근 꺼낼일이 잦았다. 희생에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결과와 목적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 아닐까? 자의에 의한 희생은 그 본연의 의미대로 숭고하고 가치 있지만 타의에 의한 희생은 그저 억울한 죽음일 뿐이다. 그것이 어떤 대단한 목적과 찬란한 결과로 이어진다해도 인간이 타인의 생명을 저당잡히는 것은 범죄가 아닐까? 누가 인간에게 그런 권리를 부여했는가. 어느 누가 감히 그것에 대해 옳다말할 수 있는가. 희생당한다는 것은 변명에 가까운 합리화일 뿐이다. 희생은 당해서는 그 의미가 없다. 누가 타인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가. 희생이란 스스로 자의에 의해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이행되어야만 그것이 그 이름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각자의 해석을 만나는 것은 즐겁다. 무엇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관점으론 부족하다. 하지만 나는 본디 편협하므로 타인의 의견을 읽고 듣고 보고 훔쳐서 다양한 관점의 접근을 시도해보자. 역사는 과거의 것으로 여겨지지만 멈춰있지 않으므로 단정할 수 없다.
#세계사라는참을수없는농담 #알렉산더폰쇤부르크 #추수밭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34
[ 엄마는 페미니스트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 책에도 나와 있듯이 모든 사회규범은 인간이 만들었고 그것은 각 사회마다 달라서 모두에게 공통되게 적용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 아는 언어와 문화 속에서 페미니즘(나는 여전히 이 단어에 거부감이 있다. 단어가 주는 여성적인 느낌,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무엇보다 나는 그것이 모든 인류와 사회에 대한 교육이라 생각했지 ‘페미니즘’ 교육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 페미니즘, 성에 앞서 모들 차별에 반대한다. 그 누구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되고 억울한 일을 겪어선 안된다. 어떤 차이도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고 모든 인류의 모든 인간이 모두 다른 것은 그래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인류는 지속되고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다. 에 대해 말해왔다. 계속. 상황에 맞춰,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아이가 납득할 수 있는 예시를 들어서. - 내게 페미니즘은 인간의 존엄성을 기반으로 한다. 모든 인간의 저마다 다른 가치. 그것이 좋고 훌륭하고 대단하고 근사하지 않아도 생명 자체가 가지는 존엄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가 소중하고 그래서 남도 소중하고 그래서 동물도 식물도 귀하고 그래서 존중되고 보호되야 하며 우리 누구에게도 타인을 재단하고 파괴할 권리가 없다는 인식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 모든 인간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를 가르쳐야 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그 인간의 부류에 속한 다는 것을 자꾸 잊는다.
-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여자라서 남자라서 아이라서 어른이라서 부자여서 가난해서 많이 배워서 못 배워서 피부색이 달라서 종교가 달라서 국가가 달라서’가 아닌 모두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이 먼저다. 각 사회의 관습이나 규범은 부차적인 기준일 뿐 모든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나와 모든 타인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가치와 기준. 감정적인 부분은 감정과 기분에게 맞기자. 말도 안되는 논리를 적용해 합리화하지 말고 순순히 기분문제임을 인정하자. 그렇다면 생각은 변할 수 있다. -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고 내가 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교육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한번 쯤 다시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 나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적용해 왔는가. 확인할 수 있을지도!
#엄마는페미니스트 #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 #민음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36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 얼마나 많은 무관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감추고 살아가는가.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 뒤엔 무엇이 감춰져 있고 어떤 다음이 있을까.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사람이고 그들의 삶이다. 낱낱이 알 필요는 없다. 그들이 억울했다하면 내 억울함을 떠올리며 함께 분개하고 그들이 울음을 터트리면 손수건을 건내며 내 눈물을 손등으로 쓱 닦고 싶다. 그들이 웃는다면 언제고 내게도 즐거운 일이 생길거라 기대하고 그들이 반짝이면 내게 반사광이라도 비춰줄 것만 같다. 그저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실제로 듣지 못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삐삐 세대. 라고 말하는 것도 좀 재밌다. 삐삐가 주는 닿을 듯 말 듯한 거리감과 불안과 초조와 긴장에 대해 생각해봐도 그 시기에 내가 연애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고등학생일 때라 감흥이 덜하지만. 삐삐를 받고 전화기를 애타게 찾던 사람들과 울리지 않는 삐삐를 한없이 들여다보던 사람들이 떠올라 그랬었지 싶어진다. 단절도 아니고 소통도 아닌 일방통행의 그 기계가 많은 이들을 안달나게 했음은 틀림없다.
- 이 글을 쓸 무렵의 작가는 아마도 30대가 아니었나 싶다. 어떤 허구의 글에서도 작가란 살폿 드러나게 마련이고 소재도 단어도 막 어른이 된 듯한 인상이 남아있다. 지금 글에 비하면 어딘지 날 것 같아서 작가의 세월이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 현실과 상상을 잘 버무리면 소설이 된다. 그래서 나는 소설 속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떠랴. 즐거우면 되었다.
#엘리베이터에낀그남자는어떻게되었나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 - 94
[ 신이 없는 달 - 미야베 미유키 ]
휴가와서 읽은 책.
미미여사의 약간 기묘하고 약간은 슬프고 약간은 신비한 이야기. #신이없는달 #미야베미유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35
[ 모르는 사람들 - 이승우 ] 작가의 글을 처음 만났는데, 신인작가라고만 생각했는데 꽤 연배가 있는 작가였다. 내가 모르는 작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될 지. 언제 뒤통수를 후려 맞을지 대성통곡을 하게 될 지 즐겁게 기다려야겠다.
- 단편 모음인데 빠짐없이 다 좋았다. 그 중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강의’, ‘신의 말을 듣다’,’안정한 하루’는 특히 더 좋았다. 8편 중에 4편이 특별히 좋았다고 말하게 된 것이 기쁘다. 다른 글이 더 읽고 싶어졌다.
- 아버지라는 이름의 많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시대가 아버지들에게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는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족의 상징이고 대장이었다. 내 아버지 세대는 가족의 생계와 안녕을 책임져야했다. 그리고 지금의 많은 ‘아빠’들은 다정하고 가정적이고 섬세함을 요구당한다. 경제적 능력은 기본이다. 이토록 급진적이고 과격한 요구를 감당하면서도 존경받지 못한다. 물론 시대와 사회가 아버지들만 몰아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완고한 그들이 감당하기엔 버거울거라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응원한다. 내 아버지의 작은 뒷모습도 이십 몇년 전의 편지도 이제는 들을 수 없는 목소리도 그 모든 것을 대신해 지금의 아버지들을 응원한다.
- 작가의 말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파악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모든 다른 이야기는 닿아있다. 우리가 오해와 불안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첫단추를 잘못 끼운 우리가 돌이킬 방법은 없는지, 우리가 혹 잊은 것은 없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건과 사람과 세상을 많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만남으로써 오해를 줄일 수 있길 바란다. 우리의 편협한 시야를 넓혀주길 바란다.

#모르는사람들 #이승우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08
[ 새로운 이름 이야기 - 엘레나 페란테 ]
- 이 글이 페미니스트 소설이라는 데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여성성 때문이다.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해석에 단서를 붙이고 싶다. 최근 페미니즘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그 글들의 자극적인 제목에 대해 의도적인 성 구별에 대해 불만이 많다. 그런 구별이 그저 구별이 아닌 차별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무렇지 않게 나는 좀 남성적이야, 여성적이야라는 말 역시 그러한데 나 역시도 그런 선입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고치려 노력중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고착화되면 남성과 여성의 대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모든 성에 대해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그것은 생리적인 특징의 차이, 인간 개개인의 다름 이상이 되어선 안되는 것이 아닐까? 권리엔 책임이 따르고 그것이 성에 따라 달라지면 안되는 것은 아닐까? 좀 더 이해하기 위해 페미니즘 관련 서적들을 가까이 하고 있지만, 그것이 성에 따른 구분이 아닌 모든 약자에 대한 것이길 바라고 있다. 모두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은 모든 생명에 동일하게 적용되길 바란다.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 이 글을 페미니즘 소설이 아닌 휘둘리는 삶에 대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오롯이 혼자 존재할 수 없는 사회적 존재고 그 모든 존재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에 대해선 그들 모두가 다를 것이나 유독 두드러지는 개인은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그 관계에 대해 인식하고 대상화하기에 더욱 그 영향력이 큰 것이 아닐까? 의도와는 관계없이 그 영향력에 휘둘린다. 관계 속에서 개인의 관념과 추구하는 바에 따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다. - 릴라와 레누.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서로를 강하게 의식하고 사로잡혀 있다. 언뜻 일방적인 느낌이지만 그것은 누구를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타인을 이용하는 것도 교묘한 술수를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들 모든 질서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 그것이 인간의 사회화가 아닌가. 야생적이고 이질적인 존재가 갖는 매력은 강렬하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 위험하다. 끝없이 도망치는 것은 레누 뿐이 아니라 릴라도 마친가지다. 아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그렇다. 언어든 태도든 물리적인 것이든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을 합리화할 순 없다. 그 시기 그 곳은 야만의 시대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도 다를 것은 없다. 좀 더 잘 포장했을 뿐이다.
- 등장인물들이 내겐 너무 어렸다. 지금의 내 기준으로 그들은 청소년이다. 그들이 그 만큼의 삶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게 여겨진다. 지나치게 야만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궁금하다. 결국 그들의 삶이 어떻게 흐르게 될지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새로운이름의이야기 #엘레나페란테 #한길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5
[ 딸에 대하여 - 김혜진 ]
'훌륭한 삶요? 존경받는 인생요? 그런 건, 삶이 아주 짧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예요. 봐요, 삶은 징그럽도록 길어요. 살다 보면 다 똑같아져요. 173p'
-
어제 볼군이 불쑥 '살아야 되는 이유나 존재하는 목적이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꿈이 있든 없든 간에 살아가는 데는 다른 목적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아'라고 말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또래보다 작은 아들이 나를 놀라게 한다. 그래, 다른 게 필요없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고 가치있는 거야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맞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단하지 않아도 되고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되고 뭔가 이뤄내지 않아도 되고 부족하거나 못나도 되고 아프고 약해도 된다. 존재하는 것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넘치게 가치가 있다. 다른 기준도 없고 다른 의미나 목적도 없다. 그것은 모두 각자의 몫이다. 선택하고 결정하고 꿈꾸고 노력하고 견뎌내고는 모두 각자의 몫이다.
-
눈물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읽었더니, 책장을 덮자마자 복받쳐 온다.
나는 한번도 강자였던 적이 없다. 나는 내내 약자였고 그래서 너무 일찍 삶이 길고 참담하고 지난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렇다고 내 삶이 끔찍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컸고 그것을 위해 너무 일찍 나와 주변을 다그쳐왔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랑해주지 않는 것, 이해해주지 않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내가 그럴 수도 있는 것처럼 그들도 그럴 수 있다.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해보자. 그래야 내가 괜찮을 수 있었다.
-
나는 페미니즘이니 성소수자니 이런 것도 모르겠고 그저 선입견으로 약자를 만들고 그들을 찍어누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다. 사람이 사람을 재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누가 누구보다 더 가치있고 누가 누구보다 더 의미있는 삶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모든 평가 역시 취향이나 성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냥 좋고 싫고의 문제. 그것 뿐인데 편협하고 옹졸하다는 말을 듣기 싫으니 어딘가의 기준을 빌어와 들이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너도 옳고 나도 옳다. 너도 그럴 수 있고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기준만이 유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존중받을 수 있기를 원할 뿐이다.
-
나는 젠도 엄마도 딸도 그 애도 모두 알겠더라. 다 참 착하고 상대를 사랑해서 라는 것도 알겠더라. 다들 참 닮았더라는 것도 알겠더라. 그래서 더 안쓰럽고 슬프고 속상했다. 그렇게든 살아내면서 그래도 최소한 그러면 안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하는 것들에 치열하게 맞서며 산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덕에 그래도 세상에 희망이 남아있는 것이다. 맨 밑바닥에 아주 작고 아주 연약하게라도.
#딸에대하여 #김혜진 #민음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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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6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 얼마나 많은 무관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감추고 살아가는가.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 뒤엔 무엇이 감춰져 있고 어떤 다음이 있을까.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사람이고 그들의 삶이다. 낱낱이 알 필요는 없다. 그들이 억울했다하면 내 억울함을 떠올리며 함께 분개하고 그들이 울음을 터트리면 손수건을 건내며 내 눈물을 손등으로 쓱 닦고 싶다. 그들이 웃는다면 언제고 내게도 즐거운 일이 생길거라 기대하고 그들이 반짝이면 내게 반사광이라도 비춰줄 것만 같다. 그저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실제로 듣지 못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삐삐 세대. 라고 말하는 것도 좀 재밌다. 삐삐가 주는 닿을 듯 말 듯한 거리감과 불안과 초조와 긴장에 대해 생각해봐도 그 시기에 내가 연애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고등학생일 때라 감흥이 덜하지만. 삐삐를 받고 전화기를 애타게 찾던 사람들과 울리지 않는 삐삐를 한없이 들여다보던 사람들이 떠올라 그랬었지 싶어진다. 단절도 아니고 소통도 아닌 일방통행의 그 기계가 많은 이들을 안달나게 했음은 틀림없다.
- 이 글을 쓸 무렵의 작가는 아마도 30대가 아니었나 싶다. 어떤 허구의 글에서도 작가란 살폿 드러나게 마련이고 소재도 단어도 막 어른이 된 듯한 인상이 남아있다. 지금 글에 비하면 어딘지 날 것 같아서 작가의 세월이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 현실과 상상을 잘 버무리면 소설이 된다. 그래서 나는 소설 속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떠랴. 즐거우면 되었다.
#엘리베이터에낀그남자는어떻게되었나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35
[ 모르는 사람들 - 이승우 ] 작가의 글을 처음 만났는데, 신인작가라고만 생각했는데 꽤 연배가 있는 작가였다. 내가 모르는 작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될 지. 언제 뒤통수를 후려 맞을지 대성통곡을 하게 될 지 즐겁게 기다려야겠다.
- 단편 모음인데 빠짐없이 다 좋았다. 그 중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강의’, ‘신의 말을 듣다’,’안정한 하루’는 특히 더 좋았다. 8편 중에 4편이 특별히 좋았다고 말하게 된 것이 기쁘다. 다른 글이 더 읽고 싶어졌다.
- 아버지라는 이름의 많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시대가 아버지들에게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는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족의 상징이고 대장이었다. 내 아버지 세대는 가족의 생계와 안녕을 책임져야했다. 그리고 지금의 많은 ‘아빠’들은 다정하고 가정적이고 섬세함을 요구당한다. 경제적 능력은 기본이다. 이토록 급진적이고 과격한 요구를 감당하면서도 존경받지 못한다. 물론 시대와 사회가 아버지들만 몰아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완고한 그들이 감당하기엔 버거울거라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응원한다. 내 아버지의 작은 뒷모습도 이십 몇년 전의 편지도 이제는 들을 수 없는 목소리도 그 모든 것을 대신해 지금의 아버지들을 응원한다.
- 작가의 말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파악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모든 다른 이야기는 닿아있다. 우리가 오해와 불안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첫단추를 잘못 끼운 우리가 돌이킬 방법은 없는지, 우리가 혹 잊은 것은 없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건과 사람과 세상을 많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만남으로써 오해를 줄일 수 있길 바란다. 우리의 편협한 시야를 넓혀주길 바란다.

#모르는사람들 #이승우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34
[ 엄마는 페미니스트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 책에도 나와 있듯이 모든 사회규범은 인간이 만들었고 그것은 각 사회마다 달라서 모두에게 공통되게 적용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 아는 언어와 문화 속에서 페미니즘(나는 여전히 이 단어에 거부감이 있다. 단어가 주는 여성적인 느낌,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무엇보다 나는 그것이 모든 인류와 사회에 대한 교육이라 생각했지 ‘페미니즘’ 교육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 페미니즘, 성에 앞서 모들 차별에 반대한다. 그 누구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되고 억울한 일을 겪어선 안된다. 어떤 차이도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고 모든 인류의 모든 인간이 모두 다른 것은 그래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인류는 지속되고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다. 에 대해 말해왔다. 계속. 상황에 맞춰,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아이가 납득할 수 있는 예시를 들어서. - 내게 페미니즘은 인간의 존엄성을 기반으로 한다. 모든 인간의 저마다 다른 가치. 그것이 좋고 훌륭하고 대단하고 근사하지 않아도 생명 자체가 가지는 존엄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가 소중하고 그래서 남도 소중하고 그래서 동물도 식물도 귀하고 그래서 존중되고 보호되야 하며 우리 누구에게도 타인을 재단하고 파괴할 권리가 없다는 인식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 모든 인간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를 가르쳐야 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그 인간의 부류에 속한 다는 것을 자꾸 잊는다.
-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여자라서 남자라서 아이라서 어른이라서 부자여서 가난해서 많이 배워서 못 배워서 피부색이 달라서 종교가 달라서 국가가 달라서’가 아닌 모두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이 먼저다. 각 사회의 관습이나 규범은 부차적인 기준일 뿐 모든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나와 모든 타인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가치와 기준. 감정적인 부분은 감정과 기분에게 맞기자. 말도 안되는 논리를 적용해 합리화하지 말고 순순히 기분문제임을 인정하자. 그렇다면 생각은 변할 수 있다. -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고 내가 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교육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한번 쯤 다시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 나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적용해 왔는가. 확인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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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3
[퇴근 후 고양이랑 한 잔 - 진고호로 ] 사실 나는 이 작가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지나치던 글과 그림에 지나지 않았는데, 퇴근도 안하는 내가 이 책을 덥석 구입한 이유가 뭘까. 글자수가 많은 책을 좋아하는 내가 왜 그랬을까.
- 지하철에서 읽는 데 옆자리의 꼬마애가 그림을 힐끔거렸다. 금요일 퇴근길의 지하철이라 사람이 넘쳤는데 자꾸 훌쩍거렸고 꾹 참아야했다. 그래그래. 나는 이 정도의 무게로 툭툭 던져주는 말을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슬프고 우울하지 않게 알록달록 귀여운 그림도 만나면서.
- 변명거리가 많은 삶이었다. 이런저런 핑계와 변명들을 잔뜩 늘어놓고 탓하기에 바빴다. 그 중 가장 탓하고 싶은 것은 ‘의지박약’이다. 의지박약은 늘 열정이나 애정보다 커서 날 주저 앉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는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는다. 익숙한 말과 감정, 표현들이 많다. 바야흐로 ‘위로와 힐링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프고 지치고 힘겹지 않은 사람 만나기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그러니 위로도 힐링도 감성도 필요할 밖에. 수많은 단어와 표현들이 쏟아지는데 그래도 내게 닿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오래오래 생각하고 뱉은 말이 좋다. 별 말이 아니어도 나를 건드린다. 그래그래, 다들 그렇게 살지만 그래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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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글도 작가의 생각들도 참 반갑고 좋았다. 우리는 인정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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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2
[ 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
몇 달에 걸쳐 슬금슬금 읽었다. 읽다가 읽다가 거의 모든 시에 밑줄을 긋게 될 것 같아 표시해둔 시들을 필사하기로 했다. 한 참이 걸릴테고, 하다가 그만 둘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해야지 한다. -

시인은 삶이 처절한 것도 알고 사람이 애처롭고 무서운 것도 알고 자연이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도 알고 세상이 허허로운 것도 안다. 그것을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고 어디서 들은 것도 아니고 그저 살면서 알게 되었으리라. 살면서 점점 가진 게 많아지고 잃을 게 많아지고 억울한 게 많아지는 데 잊지말아야 할 것들을 자꾸 잊고 똑바로 봐야할 것들을 자꾸 외면한다. 시인은 그래도 눈 뜨고 바로 보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노래한다. 그 노래가 너무 솔직해서 눈물이 난다. -

삶 119p 중-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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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1
[ 10과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 줄리언 반스 ]
1. 나무좀의 '노아의 방주' 승선기.
2. 테러리스트의 유람선 납치의 당위성.
3. 나무좀과 종교재판.
4.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걱정을 많이 하는 자들의 순록.
5. 난파의 예술성.
6. 광기어린 믿음의 진실성.
7. 타이타닉호, 요나를 삼킨 고래, 세인트루이스호.
8. 애정의 진화과정.
1/2. 드디어 줄리언 반스, 그리고 사랑.
9. 아라라트에서 터치다운.
10. 모두에게 주어진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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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들을 바꿔보자면 이렇겠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엉뚱하게 튀어나오는 것 같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어리석음일까? 작가의 시각은 독특하고 유쾌하다. 그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텐데, 그런 것치곤 두루 평이 좋다. 무엇을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내용은 전혀 달라진다.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느끼고 배우고 깨닫는다. 제각각인 인간은 그래봐야 거기서 거기 수준의 제각각이다. 그 모든 역사와 사건과 사람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고 그것이 없이는 다른 것들이 의미가 없다’는 관점은 지극히 성경적이다. 내겐 무신론자들이 앙탈이나 투정을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래봐야 신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며, 그들을 증거하는 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개념. 그것에 대해 계속 생각했는데,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극단적이고 예민한 성격이나 회의주의, 염세적인 태도나 교회의 규칙을 따르지 않은 것들이 나를 무신론자로 여기게 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한 적은 없다. 내가 그를 원망하고 부정하고 외면하는 순간조차 하나님은 실재한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성경은 그 사랑의 세밀한 고백이다. 작가가 성경을 해석하고 신을 대하는 태도에 불만은 없다. 의심하고 반문하고 고찰해야 한다. 신과 세상과 인간에 대한 생각은 쉽게 결론지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계시고 증거는 사랑이다. 어떻게 믿을 것인가에 대한 증거로 자료들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이해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인간에게서 구해야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과 사랑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즐겁고 신나게 많은 생각에 빠지도록 해준 작가에게 박수를! 김슨생에게 적극추천했다.

#10과1/2장으로쓴세계역사 #줄리언반스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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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자는 엄마, 아빠를 관찰하는 둘째.

17-130
[ 나는 농담이다 - 김중혁 ] - 농담이 되고 싶은 컴퓨터 as기사이자 클럽 스탠드업 코메디언인 주인공. 나이 서른이 넘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안남은 주인공. 형제면서 형제가 아닌 실종된 형에게 어머니의 유품을 전달하려는 주인공. 그 주인공에게 응답하는 우주 저편의 목소리.
- 이렇게 살아도 저렇게 살아도 그만이건만 참 애들 쓰며 산다. 그래봐야 목숨은 하나 뿐인데, 하다가도 고작 2,3년 뒤에 후회할 10년도 못되서 땅을 칠 일들에 미친듯이 애쓰며 사는 것도 좋겠구나 한다. 미친듯이 열심히 간절히 바라며 한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바람이나 소망을 꺾을 순 없고, 후회로 돌아봐도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삶은 잔인하면서도 관대해서 언제고 다시 기회를 준다. 회한의 눈물이라도 펑펑 흘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나서 든든히 먹고 나면 살아지는 것이다. 또 후회할지도 모르는 삶을 열심히 애쓰며 종종 즐겁게. - 좀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 덜 오해할 수 있게, 오해가 있어도 금새 풀리게. 원망이나 후회가 있어도 같이 부여잡고 울 수 있게.
#나는농담이다 #김중혁 #민음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9
[ 외딴집 상, 하 - 미야베 미유키 ]
- 페이지 수가 많은 소설이 의례 그렇듯이 초반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필요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엔 배경이 필요하고 그것은 이 소설의 근간이 된다. - 시대물이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와도 닮았다. 대의를 위해 약하고 순진한 사람들은 희생 당한다. 그것이 희생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희생당한다. 그래도 어둠을 뚫는 것은 순진한 눈동자요, 거짓을 모르는 마음이다.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가르는 기준을 누가 정하는지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그것을 옳다고 할 수 있는지. 인간이 인간 위에 서는 것,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이용하는 것은 어느 때도 용납되어선 안된다. - 모두가 그렇게들 살아가고 어쩔 수 없다고 타협해도 누군가는 그것이 잘못되었다 외치고 그것은 아니라고 기억하고 그것은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그 모든 것들이 진실을 밝힌다. 참고 견디고 살아남는 것만이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고 확인하고 부정하고 바꾸려는 것도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그런 모두가 한데 모여 엎치락뒤치락하는 곳이 이 세상이다. 그 세상이 좀 더 살만한 곳이길 소망한다. - 우리는 아주 사소한 것에도 흔들리고 아파한다. 늘 혼란스럽고 믿음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쉽게 감취고 당당하게 타협한다. 인간은 끝없이 연약하고 이기적이고 애처롭고 실망스럽고 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 만나게 되는 그 애정과 의지가 그들을 포기할 수 없게 사랑스럽게 만든다.

#외딴집 #미야베미유키 #북스피어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8
[ 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 ] 우리는 고통과 질병을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드러낼 수 없고 괜찮은 척 하고 그것에 성실하고 긍정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고통과 질병에 대해 괴로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사실 그것은 육체의 질병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문제를 키우고 관계를 망치는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어른은, 남자는 아무때나 울면 안돼'같은 헛소리를 어디에나 적용하는 것이다. 문제를 드러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는 그 문제를 정확히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의도와 목적이 중요하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질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게 끝나진 않는다. 있는 문제를 없는 척, 있는 병을 없는 척, 아픈 몸을 괜찮은 척 하는 것은 해결이 아니다. 문제를 질병을 고통을 더 심각한 상태로 손 쓸 수 없는 상태로 끌고 갈 위험이 높다. 동시에 질병이나 통증, 문제에 사로잡혀서도 안된다.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가장할 필요가 없이 그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픈 몸을 사는 것은 그런 것이다. 작가는 자기가 어떻게 병을 이겨냈는가, 어떻게 그 불안과 통증과 공포와 싸웠는가를 말하는 대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질병 이전과 이후 외에 그 시간 속에서 진정 중요하고 필요했던 것을 말한다. 치유와 힐링과 자연주의를 부르짖는 시대지만 사실 그것 역시 잘 만들어지고 꾸며진 것들인 경우가 많다. 무엇이 진짜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렇게 보이는 것을 찾는 탓이다. 몇 달을 망설이다 구입한 책이다. 내겐 꼭 필요했던 책이었나보다. 많이 울고 반성도 하고 위로도 받았다. 큰 병이 아니어도 세상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아픈 몸, 아픈 마음을 살고 있다. 그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픈몸을살다 #아서프랭크 #봄날의책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7
[ 서른의 반격 - 손원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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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는 우리 중 한 명인 김지혜씨. 나도 한 분 안다. 어디에나 있는 서른살의 인턴인 김지혜씨는 보험삼아 월급의 반 이상을 들여 토익학원을 다니고 최소 한달에 한편은 영화를 본다. 이대로 별 거 아닌 루저가 될까봐 두렵다. 하지만 더 치열하게 사는 것도 못하겠고 아닌 걸 알면서도 적당히 참고 그렇게 산다. 혼자 있기 위해 투명인간 친구를 만들고 반지하에 살고 10개월 인턴 끝에 겨우 정직원이 되고 끝없이 면접을 보고 결혼하며 달라진 친구와 통하지 않는 대화를 한다. -
우리는 모두 불안하다. 내 존재가 별 것이 아닐까봐 남들처럼 살지 못하면 안될 것 같고 내가 너무 부족하고 안쓰럽고 초라한 것이 슬프고 내가 이렇게 달라져 버린 것에 화가나다가도 별 수 없이 납득한다.
불안해서 불만을 드러낼 수 없다.
사소한 것들을 참고 견딘다. 누구나 이 정도는 다 참고 산다고 권력이 없으면 더럽고 치사해도 아니 죽을만큼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인다.
그럼 그냥 계속 끝까지 참아야만 할까? 언제까지? 얼만큼? 그래서 약간이라도 반격을 해보기로 한다. 약간이라도 속이 시원해지고 들켜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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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랄만큼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다. 좋은 인상을 주고 좋은 평가를 받고 상대가 원하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그렇게까지 애써서 잘 봐주길 애걸하고 싶지 않다. 착착착 계단을 올라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계단을 올라가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올라갈 사람도 많고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되고 내 몫은 따로 있는 것 같으니 애쓰지 않기로 했다. 적당주의자처럼 보이는 고집쟁이로 살기로 했다.
응응, 너는 그렇구나.
응응, 나는 이래. 괜찮아. 나는 이렇게 살기로 했어.
그것은 좀 더 덜 지치는 방법이고 덜 억울한 선택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해 우리는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결과는 고스란히 내 책임이다. 나는 당당하고 싶다. 최소한 부끄럽지는 않고 싶다.
고집 센 아이에서 고집 센 어른을 거쳐가는 중이다.
#서른의반격 #손원평 #은행나무 #가제본서평단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진고호로 님의 #퇴근후고양이랑한잔
나는 주로 고양들과 한잔 하는 일이 많다. 물론 술 말고 차 한 잔이 대부분이다.
우리식구들은 모두 외출에서 돌아오면 고양이들을 먼저 찾는다. 그것은 냥집사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최근 고양이 관련 책들이 많아서 너무 즐겁다. 이 책도 저 책도 모두 탐난다 ;) #자음과모음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6
[ 적 - 엠마뉘엘 카레르 ]

작가 김영하가 추천한 책이었다. 어디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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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우리의 성실한 이웃, 우리의 착한 친구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말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그가 실존하는 허구의 인물일 수도 있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밝혀져도 믿을 수 없는 일도 있다. 그들의 거짓이 아디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보다 어떻게 끝났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아니 끝나지 않고 어떻게 변했는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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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별 것 아닌 불안에서 시작된 거짓말이 결국 자신을 집어삼킨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 이야기. 그러다가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졌다.
주인공에 대한 결론은 다른 게 필요없다. 책속의 두 표현이면 충분하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더는 사람이 아니었어. 그건 마치 시커먼 구멍 같은 거라고. 50p'
'맹목과 비탄과 비겁함의 비참한 혼합 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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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을(지나고보면) 감추기 위해 약간의 거짓말을 한다. 사소한 시작은 약간의 오해, 약간의 불편, 약간의 부끄러움 등이다. 그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조금 덧붙이고 꾸며준다. 별 일은 아니고 언제든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생각하면 나중이 더 힘들거라는 것이 자명한데도 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처음은 분명 사소했다. 그것의 파장이라야 약간의 실망이나 꾸중에 불과할- 그것이 삶을 갉아먹고 불안을 키우고 급기야 파국에 이르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거짓말이 유독 능숙한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도 그런 편인데, 그 뒤의 피곤과 불안과 막막함을 너무 잘 알아서 그냥 바로 욕먹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을 아이에게 가르쳤다. 들통났을 때의 고통, 들통날까봐 전전긍긍 하는 불안함. 아이는 몇년 후 말했다. '뒤가 짜증낙 피곤해서 안하기로 했어'라고. 물론 약간의 거짓말 들은 저도 모르게 일상에 침투해있다. 그것조차 의미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선 고백의 순간이 어떤가에 달려있다. 혼자 천만번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 거짓말의 부질없음을 직접 겪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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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솔직할 수 없었던 아이가 친구에게 조차 솔직할 수 없었고 모든 것이 거짓으로 꾸며진 어른이 되고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살인. 그것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할 수 없는 살인. 주인공에겐 여러 이유와 상황과 사정이 있지만. 그것조차 진실이 아니고 그저 편할대로 좋을대로의 비겁함에 불과하다. 좋은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과 실재의 나 사이의 간극. 그것이 드러난 후의 파급효과. 우리는 어떤 것을 믿을 것인가. 나는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지 않다. 그저 보여지는 것을 위해 꾸미고 속이고 숨기고 하는 피곤함을 겪고 싶지 않다. 그렇게 얻어진 무엇이건 간에 기꺼울 리가 없다. 그 고통을 왜 스스로 짊어지려 하는가. 무엇을 위해?

#적 #엠마뉘엘카레르 #열린책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5
[ 딸에 대하여 - 김혜진 ]
'훌륭한 삶요? 존경받는 인생요? 그런 건, 삶이 아주 짧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예요. 봐요, 삶은 징그럽도록 길어요. 살다 보면 다 똑같아져요. 1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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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볼군이 불쑥 '살아야 되는 이유나 존재하는 목적이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꿈이 있든 없든 간에 살아가는 데는 다른 목적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아'라고 말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또래보다 작은 아들이 나를 놀라게 한다. 그래, 다른 게 필요없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고 가치있는 거야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맞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단하지 않아도 되고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되고 뭔가 이뤄내지 않아도 되고 부족하거나 못나도 되고 아프고 약해도 된다. 존재하는 것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넘치게 가치가 있다. 다른 기준도 없고 다른 의미나 목적도 없다. 그것은 모두 각자의 몫이다. 선택하고 결정하고 꿈꾸고 노력하고 견뎌내고는 모두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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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읽었더니, 책장을 덮자마자 복받쳐 온다.
나는 한번도 강자였던 적이 없다. 나는 내내 약자였고 그래서 너무 일찍 삶이 길고 참담하고 지난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렇다고 내 삶이 끔찍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컸고 그것을 위해 너무 일찍 나와 주변을 다그쳐왔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랑해주지 않는 것, 이해해주지 않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내가 그럴 수도 있는 것처럼 그들도 그럴 수 있다.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해보자. 그래야 내가 괜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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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미니즘이니 성소수자니 이런 것도 모르겠고 그저 선입견으로 약자를 만들고 그들을 찍어누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다. 사람이 사람을 재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누가 누구보다 더 가치있고 누가 누구보다 더 의미있는 삶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모든 평가 역시 취향이나 성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냥 좋고 싫고의 문제. 그것 뿐인데 편협하고 옹졸하다는 말을 듣기 싫으니 어딘가의 기준을 빌어와 들이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너도 옳고 나도 옳다. 너도 그럴 수 있고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기준만이 유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존중받을 수 있기를 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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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젠도 엄마도 딸도 그 애도 모두 알겠더라. 다 참 착하고 상대를 사랑해서 라는 것도 알겠더라. 다들 참 닮았더라는 것도 알겠더라. 그래서 더 안쓰럽고 슬프고 속상했다. 그렇게든 살아내면서 그래도 최소한 그러면 안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하는 것들에 치열하게 맞서며 산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덕에 그래도 세상에 희망이 남아있는 것이다. 맨 밑바닥에 아주 작고 아주 연약하게라도.
#딸에대하여 #김혜진 #민음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4
[ 시그니처 - 박영광 ]
작가의 전직이 형사다. 아니 전직도 아니고 현직으로 수사팀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선지 경찰 조직 내의 일들이 현실성있게 그려져 있다. 과하지 않고 자연스레 다가온다. -
수년전 정말 모든 뉴스에서 다루던 유영철, 정남규 사건을 재구성해서 작가적 상상력을 추가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범죄들을 마주할 때마다 대체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 나름 납득해보려 시도한다. 하지만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들의 삶에 어떤 고통과 참혹함이 있었다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 처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하면 그런 사람을 덜 생기게 하느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점점 더 범죄자의 연령이나 특징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옛날엔 힘세고 무섭게 생긴 아저씨, 어딘지 수상해보이는 얼굴이 범죄자의 전형이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끔찍한 강력범죄도 우리 머릿속에 자리한 무서운 사람들이 아닌 어디에나 있을 법한 심지어는 전혀 범죄자스럽지 않은 사람이 저지르기도 한다. 위험한 사람을 외관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조심해야할까? 그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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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이나 형프로파일링에 대해 관심이 많다. 아니 범죄가 들어가지 않아도 심리나 인간유형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조금씩 알아갈수록 인간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잔인하고 위험해지고 있다. 과거엔 끔찍한 범죄엔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얼마전까진 사회에 대한 원망이나 보복이었고 지금은 그냥 흥미와 재미를 위한 살인에 이르고 있다.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호신장비를 갖추고 위험에 너출될 일을 삼가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과 누구에게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끝없이 의심하고 조심하며 살아가게 될까? 그것은 어떤 의미에선 또다른 범죄로 이어지지 않을까? 인간이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고 최소한의 인간성을 교육해야하고 어떤 것보다 도덕과 양심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개인의 자유를 부르짖는 동시에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자격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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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일선에 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묘사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너무 잔인한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드라마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들의 인생. 어디에나 있을법한 삶과 상상도 끔찍한 삶 사이. 그 어느 순간에도 살인은 용납될 수 없으며, 70억 모두의 목숨은 중요하다.
이성은 가해자들의 참혹한 삶을 측은히 여기고 감성은 그들에게 최대한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형벌이 내려지길 원한다. 아, 나는 아니 내가 아는 그 누구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길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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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3
[ 나는 스쿨버스 운전사입니다 - 크레이그 데이비드슨 ]
살면서 무엇을 만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 사건, 무수한 감정들- 무엇을 만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행운이 될지 불행이 될지는 모두 개인의 몫이다. 나는 무엇을 만나왔고 그것이 무엇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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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 인구를 모두 하나의 자로 재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들어맞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단정한다. 자기의 자가 잘못되었다고는 생각지 않는 것이다. 바른 자를 가지고 제대로 측정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내 자를 확인해봐야할 시간이다. -
작가가 만난 아이들은 특별하다. 세상 모든 존재는 특별하다.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누구는 달리기가 빠르고 누구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누구는 음악을 연주하고 누구는 책을 많이 가졌고 누구는 걸음이 특이하고 누구는 생각이 독특하고 누구는 외모가 특별하고. 그 저마다의 다름이 어떤 부분은 외적으로 드러나고 어떤 부분은 스스로 감추고 어떤 부분은 본인도 모른채 숨겨져 있기도 한다. 그것들을 발견하고 마주하는 순간이 다를 뿐이다. 장애에 대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특징에 불과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이유로 육체든 감정이든 더 고통스럽고 노력이 필요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것을 감당해내는 것은 훌륭한 부분이지 결코 폄훼하고 터부시할 것이 아니다. 열심히 살아내는 모두에게 박수를! 그리고 더 열심히 살아내는 모두에게 포옹을! 그것만이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장애인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에 대한 말이 많은 요즘이다. 어쩌다 장애인학교가 님비시설이 되었을까? 사람들의 어리석은 점은 자기만은 안전하고 별 일 없을거라고 생각한다는 것과 돈을 가치기준으로 삼는 다는 것이다. 그 둘 모두 절대 자신을 보호하고 보장해주지 않는다. 물론 조금 더 편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다 큰 자식이 나를 무시하고, 나쁜 짓을 하는 것보다 돈이 중요한가? 누군가의 생존보다 돈이 중요한가?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른 생각이 타인을 피눈물나게 해도 된다는 걸까?
그렇게 벌어서 저 먹고 자식 키우고 하면 그 자식이 우리 부모의 노고에 대해 알아주나? 사회가 그들의 부를 칭송하나? 그 돈이 당신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나? 그것은 착각이다. 지나친 말도 안되는 착각이다. 돈은 무수한 가치들 중 하나다. 분명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 돈이 해결해주는 부분은 돈으로 가능한 것들 뿐이다. 각자에게 진짜로 중요한 것과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길 바란다. 부디, 제발! 그리고 타인 위에 설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도 좀 기억들 하시고! -
작가가 그 아이들을 만난 것은 행운 그 이상이다. 하지만 작가가 그 아이들을 통해 무엇을 만나고 발견하고 깨달았다면 그것은 작가 안에 있는 것들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깨닫고자 한다면 좀 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마주해야 할 것이다. 진지하고 솔직한 것이 경직되고 건조하다는 선입견을 버려야한다. 이 글에서 작가는 솔직하고 진지하지만 유쾌하고 긍정적이다. 우리집 성장기 청소년에게 권장했다. 어떤 이야기가 쓰여있고 작가는 어떻고 문장이 어떻고를 이야기하면서 내심 글을 통해 마음을 넓혀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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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
[ 넛셸 - 이언 매큐언 ]
작가의 집중과 몰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고작 3권의 책을 읽어놓고 이 작가는 외골수일 것 같다며 그의 파고드는 성격과 예민함을 상상한다. 그저 상상할 뿐,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상하는 자체의 즐거움일 따름이다. -
태아의 실존성은 '살아있는 생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임신 중의 영양 균형과 정서적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들을 하지만 그것 조차도 '영향을 끼친다'정도일 뿐. 태아를 독립된 인격체나 자의식이 있고 학습이 가능하고 의견과 태도를 가지고 감정적인 반응을 하는 주체적인 존재로 여기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이 글의 화자만큼 분명한 인지를 가진 태아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 '작은 의문과 상상 몇개가 만나 이 글을 만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작가는 그 어떤 작가보다 소재의 특징을 살려 몰두하고 완벽한 형태로 그것을 보여준다. -
햄릿의 재구성.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은 특히 창작물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창작되었고, 그 모든 것과의 유사성을 일일히 확인할 수 없다. 심지어 인간의 감정은 100년 20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단순한 유사성을 넘어 창작자의 의도와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무수한 리메이크 창작물들이 쏟아진다. '리메이크'라는 단어는 충분한 사전지식 위에 놓여진 2차 가공품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너는 그것을 어떻게 재구성, 재해석 했는가!
원작과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모두 확인하려 든다. 그런 면에서 아주 참신하고 획기적인 2차 가공품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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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론. 존재하고자하는 욕구. 존재의 의의와 당위성. 존재에 대한 자각과 혼란. 실존하는 모든 것은 그것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작가는 그 범위를 아주 약간 확장시켰다. -
문장에는 묘한 운율이 있다 아니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이럴때 원서로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원서를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고등학교 영어 참고서처럼 밑줄과 메모들이 가득한 한 페이지를 읽는데 한시간을 꼬박 사용할 영어실력으로선 무리다. 언젠가 이 운율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겠지. 못하면 말고~

#넛셸 #이언매큐언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어젯밤 읽고 오늘 아침 쓰다.

17-121
[ 체실 비치에서 - 이언 매큐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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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말하자면 서툴고 무지하고 자존심 강한 두 사람의 잔인한 첫날밤에 대한 이야기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너무도 적나라한 어쩌면 해프닝에 불과했을 그 장면이 섬세한 문장으로 씌여있다. 어쩌면 이런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
오로지 두 사람의 내밀한 이야긴데, 첫날밤에 대해 여자가 느끼는 감정과 공포와 혐오와 자책과 기대와 배려까지 모두 드러나 있어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부분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질 만큼 여자가 아니면 모를 법한 속내였다. 작가는 민감한 감정을 낱낱히 그려냈다.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여자라면 언젠가 어느 순간 한번쯤은 마주하지 않았을까 하는 감정들이었다. -
무엇을 설명할 때, '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가 빠지면 당위성을 잃고 납득도 이해도 어렵다. 단지 하룻밤의 사건일 뿐인데 작가는 '왜'를 주의깊게 표현냄으로 그저그런 이야기가 아닌 삶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 낸다. 안타까운 그들의 사랑을 안아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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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p에서 몹시 찔리면서 잠깐 반성하는 척 했다-; #체실비치에서 #이언매큐언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0 [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 듀나, 김보경, 배명훈, 장강명 ] -
4개의 SF단편. 김보경 작가외의 세 작가는 모두 따로 만난(읽은-)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강명 작가의 글이 가장 좋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불과하지만 김슨생도 그랬다 한다. -
미래, 우주, 인공지능 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상상의 세계는 얼마나 방대한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가장 큰 매력이 되는 장르가 SF가 아닌가 싶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변모하는 가치관을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풀어내는가는 모두 제각각일 텐데, 과연 우리가 인류가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과학=발전이라는 공식에서 얼만큼 자유로울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에겐 어떤 역할과 가치가 주어질까. -
듀나는 갈수록 힘들다. 설정의 나열같다. 머릿속 세계를 잘 끄집어 내서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도 작가의 중요한 자질이라 생각하는데 듀나가 보여주는 세계는 도통 모르겠다. 제멋대로라도 잘 이해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난감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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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9
[ 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 - 시리 허스트베트 ]
- 폴 오스터의 아내.라고 지칭하기에 몹시 아깝다. 몰라도 좋을 역할이다. 폴 오스터의 에세이에서 '시리'라는 이름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약간의 즐거움으로 족하다.
- 남성적, 여성적, 도적적, 윤리적, 정상적, 논리적 모든 기준은 때로 위험하고 난해하다. 명확한 경계가 아닌 모호한 어떤 것이라 해석하기 나름이리라. 쓰고보니 ..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편하게 다가온다. 좀 줄이는 편이 좋겠다.
- 단어와 환각과 편두통과 충동에 대해 내게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턱없이 빈약한 상상력과 개미 눈꼽만큼의 문장력과 반푼어치의 의지에 가로막혀 있다. 결국 제대로 뱉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몹시 다행스럽게도.
- 거의 모든 것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공감이 실제의 나를 통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모든 것에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 성의 경계는 대체로 불안하고 불편하다. 생리적인 특징 외의 모든 것이 기이하기 짝이 없다.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이 반드시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고집탓일지도 모르지만 몹시 짜증나는 기준이다. - 솔직을 가장한 채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충격적인 나 자신이 표면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때로 마주하는 용납하기 힘든 자신을 어떤 시각으로 마주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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