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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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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IPAIS PUBLICAÇÕES

‘네 물기 많은 단어들’을 출간한 지 대략 세 달만에 작가 원고료가 들어왔다. 애초에 수익 목적으로 낸 책도 아니고, 그저 나와 비슷한 처지 혹은 심정인 분들에게 조그만한 언어를 전하고 싶어 낸 책이라. 적은 금액이라도 소중하고 귀하다.
조금 아쉬운 건, 이 책이 오프라인 서점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만약 입고됐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내 속삭임이 전해질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작가’라는 호칭도 참으로 귀하다. 네이버에 연관검색어로 책 이름이 뜨는 것도 참으로 소중하다.
마음이 울렁거린다.
#조각글 #네물기많은단어들 #책 #책출간

사탕을 하나 입술 새로 비집어 넣었다. 혀 안에서 또르륵, 또륵. 가볍게 내 입 안을 휘어감았다. 복숭아 향이 감돈다. 어느 순간 비릿한 내음이 혀를 찔러온다. 아마 사탕이 녹아 날이 선 것이 냉큼 내 혀 한 구석을 파고든가 싶다. 비릿한 맛이 이미 달아진 내 입 안을 천천히, 미지근히 감싸고 돈다. 난 이 비릿하면서 달짝지근한, 이 순간의 맛이 참 좋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 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갈까?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 뿐.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다.

#하루마감 #바람의노래 #소향 #조각글

그렇게 모든 걸 다 뺏겨버린, 그래서 그만둔 사랑을 다시 시작하게 되버릴 것만 같아. 다 너 때문이야. 너는 아직도 그 자리면서 괜히 가려는 날 붙잡아서 따뜻한 손 내밀어서 잡아주냔 말이야. 너는 계속 그 자리에서 날 부를 거면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거면서 왜 계속 나 없음 안 될것 처럼 간절하게 석 자 외치냔 말이야...

살아간다는 건 사실은 특별한 게 없고, 그렇기 때문에 거창한 무언가를 목표로 살기 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작은 것들을 이루어 가는 것이 더 재밌게 사는 방법. 인 것 같다.
#생각 #조각글 #재밌게살기 #selfie

내 시간과 체력을 바쳤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무것도 오지 않을 때 쓸쓸함을 느끼는 것 같다.
#조각글 - 무언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는데 말이야.

#씀 #조각글 #끄적끄적 #글쓰는_고3 ※저번에 올린 글과 이어지는 내용이에요.

뒤돌아본 적은 없었다.
솔직히 후회는 없다.
내가 잘못한 게 뭔지, 정말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말해도 내가 이해 못할 이유라니,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나는 말이었다.
그 아이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스팸 차단까지 하고
대화의 문을 닫은 건 넌데,
겨우겨우 마주쳐 말을 건 나에게
너는 마치 이게 최선이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남아있던 정까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정말 왜 그러냐는 문자를 보내려고 핸드폰을 꺼내 든 순간, 그 아이에게서 온 문자를 보고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기가 막혀 코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영원

너는 세상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고 말했어. 손에 넣고 싶은 것들은 모두 달을 닮았다고 했었지. 나는 지는 달의 끝에 너를 걸어 놓고서라도 이 밤이 영원하기를 빌었어. 기어코 너를 밀어내고 떠오른 태양이 야속해 힘껏 노려봤더니 눈이 아렸어. 맺히는 눈물조차 영원하지 않더라. 이 세계에 영원이란 없더라.

덧붙이는 말
나는 영원을 믿지 않아요. 하지만 영원을 믿는 사람을 믿고 싶어요.

내 옆자리는 너의 자리야. 다른 사람말고 오직 너만 내 옆에 있을 수 있어. 애초에 내 옆은 너를 위해 존재하니까.

#감성글#조각글

MAIS RECENTES

깊은 밤의 조각글 열아홉, 수능🌙
고생한 우리 모두 이제는 폭신한 꽃길만 걸어요.

#겨울에대하여 ep~1
k는 이마를 짚었다. 열감이 있었지만 열은 나지 않는 것 같았다. '아... 시발...' 머리가 아찔한 게 편두통이 올 느낌이었다. k는 현기증을 느끼며 침대에 몸을 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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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가 우는 소리가 났다. (p는 내 앞에서 한 번도 운 적이 없었지만 p가 운다면 이렇지 않을까) 세상은 온통 칠흑이었다. 나는 온 몸의 털이 곧추 서는 걸 느끼며 감각을 집중할 뿐이었다. p는 분명 울고 있었다. 이 곳에서 정말 슬프게. 짜증말고는 감정을 분명히 표현했던 적이 없던 p가 지금은 흐느끼고 있다. 나는 그 색다름에 아랫도리가 꼿꼿해질만큼 흥분이 된다. 나는 한 발 조심스레 내딛는다. 금방이라도 바닥이 꺼져버릴 것 같은 아득한 공포가 나를 휘감는다. 손을 암만 휘저어도 잡히는 건 없고 단지 네가 우는 소리만 들린다. 네가 사방에서 울고 있다. 이젠 신경 쓸 필요도 없는데 나는 왜 이곳에서 허우적 대고 있을까. 나는 한 발 더 내딛는다. 전시도 아닌데 나는 손으로 리을자를 크게 그린다. 바닥을 짚고 더듬는다. 아니 어쩌면 여긴 전쟁터 일지도. 우리의 감정선이 폭발하고 있는. 미련이 빗발치고 기억이 포탄처럼 낙하하는. 울지마. 내가 갈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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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p는 소주잔을 내려 놓자마자 글라스에 든 콜라를 부랴부랴 마셨다. 아 살기싫다. p가 스테인리스로 된 원형 탁자에 머리를 박는다. 힘내라. a가 두부를 조심스레 집어 아슬아슬하게 입으로 집어넣으며 말했다. p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깨닫기 힘들었다. 그저 머리가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어지럽진 않았다. 다만 사고는 뇌에서 빙글빙글 돌고 그 원심력의 소용돌이가 술을 꿀떡꿀떡 집어 삼키는 듯 했다. p는 또 병을 들었다. 술이 잔을 넘어 흘렀다. a가 p에게서 병을 빼았으며 말했다. 천천히 마셔. p는 a에게 눈을 흘기며 또 술을 털어넣었다. 술이 손으로 턱으로 흘렀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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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가 돌아가셨다. 비록 나는 고모와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고모는 어릴 때 부터 항상 우리 집 근처에 살았고(이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와 동생을 봐주는 일이 잦았다. 그 때문에 내게 고모는 특별한 존재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일이었다. 고모가 갑자기 아프다고 했다. 내게 연락 온 고모는 다급해 보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119를 불렀다. 나는 고모의 보호자로 동행했고 응급실에서 하릴없이 아빠를 기다렸다. 곧 이어 큰 고모와 아빠가 왔고 나는 집에 왔다. 고모는 오래 전 부터 아팠다고 했다. 나도 고모집에 쌓여있는 약 봉지를 보며 대충, 고모 몸이 안좋구나- 짐작은 했지만, 쓰러질 정도의 심각성인지는 도저히 몰랐다. 병원에서의 아빠의 표정은 안 좋아 보였지만 고모는 다행히 그 날 저녁이 되기 전 퇴원했고 큰 고모는 고모집에 당분간 머무른다 했다. 그 날, k에게 연락이 왔다. k는 내 상황에 제법 놀란 듯 했다. 힘 내. 다행이다. 그렇게 우리는 형식적인 인사를 주고 받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고모는 영원히 나를 떠나게 되었다. 갑작스러웠다. 미혼에 아이도 없던 고모의 장례는 자연히 우리 가족이 상주로 치르게 되었고 나는 고모의 빈소를 3일 내내 아무 생각 없이 지켰다. 고모의 삼일장이 끝나가는 새벽, 나는 k에게 연락했고 k는 저번보다 더 놀란 듯 했다. 내가 왜 k에게 연락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나는 위로를 원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대화는 전보다 더 시시하게 끝났는데 그건 아마 짧은 내 대답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장례 이틀 뒤 첫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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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여유가 없었고 붕 떠있었다. 물론 지금도. '..야. 야.' 누가 나를 흔드는 느낌이 났다. 게슴츠레 눈을 떠서 보니 a였다. 집에 가자. 아니 아니 괜찮은데... 나는 완강히 거부했지만 a는 영차 하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바닥이 일렁거려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택시였다. 아. 속이 메슥거렸다. 그럼에도 헛헛했다. 눈을 감는다. 차는 덜컹 과속방지턱을 넘고 생각이 수렴한다. 결국 k였다. 좆같은 k. 눈을 떴다. 말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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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by ming

#글 #글귀 #글스타그램 #글그램 #조각글 #산문 #연작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시스타그램 #겨울 #첫눈 #눈

길어지네요.

너와의 붉은 실이 흐려지기 시작한 것이 너와 함께한 순간들 만큼이나 길어졌구나. 오늘도 새벽이라는 단어 속 미련에서 난 ‘너’가 아닌 너와 함께한 ‘추억’속에서 멈춰있구나. 시간이 약 이라는 말이 있지. 솔직히 난 신뢰가 안 가, 그 말. 그래. 무뎌지는 게 맞아. 흐르면 흐를수록, 날이 가면 갈수록. 너의 얼굴이, 목소리가, 향기가. 너와 시작한 봄부터, 다시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간 겨울의 입김만큼이나 흐려져만 가. 하지만, 그날의 추억만 생각하면 다시 이 마음 한 구석 미련이라는 불필요하고도 남기지 못할 말들이 너를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게 하는구나. 그 아지랑이를 들이마실 수 없어 오늘도 난 꾸역꾸역 숨을 참아가며 네가 없는 또 한번의 새벽을 지새우고.

#겨울에대하여 첫 눈2
어떻게 지내? 나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네 생각을 해. 사회에서 매일 네 생각을 한다는 게 거짓말인 건 너도 잘 알테니까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 어제는 첫 눈이 왔어. 그쪽은 어때? 눈은 가볍게 내리고 네 생각이 났어. 네가 말했던 대로 처음이라는 단어는 많은 걸 함축하고 있잖아. 그리우면서 쓰린 것. 소중하면서 보잘 것 없는 것. 많은 단어들은 생각해보면 참 역설적이다. 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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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다. 너는 온다는 표현을 자주 썼었지. 그게 나한텐 얼마나 신선하게 다가왔는지 넌 모를거야. 눈이. 내게. 온다. 얼마나 천진하고 풋풋한 표현일까. 참 너다운 말이지. 있잖아. 점점 네 목소리가 아득해지는 걸 느껴. 우린 정말 단절 되어 버렸구나 라는걸. 생각 해봤는데, 우리. 전화 했던 적이 한 번도 없더라고. 사실상 그럴 필요가 없긴 했지만. 잠깐의 시간이라도, 그 잠깐의 그리움에서도 너에게 전화 한 번 못했다는 게 너무 후회가 돼. 지금에서 네게 전화 한다는 건 우리의 흔적을 배회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는 네가.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이제 와 네 번호를 누르는 일은 너무 버거운 일이네. 네 휴대폰이 꺼져 있던 저번 시도에서도 나는 얼마나 심장이 벌렁이던지 네가 못 받아서 다행이야. 무슨 말을 할지, 그 분위기를 어떻게 감당했을런지 생각도 안하고 행동했거든. 참 경솔했어. 물론 넌 아무렇지 않게 받았겠지만 나는 아무말도 없었겠지. 그래서 그렇게, 그런 게 무서워서 어제도 너를 한참이나 맴돌다가 한 게 그것뿐인걸. 기분 나빴다면 용서해줘. 겁이 많은 건 노력해도 잘 안 고쳐지네. 벌레도 불도. 어둠도 시간도. 네가 거기서 매일 지켜줬잖아 나를.
무서운 것. 아득하게 두려운 것. 계속 남아 나를 휘젓는 것. 잠 못 들게 하는 것. 눈물나게 하는 것. 이건 어떻게 해야 떨쳐지는거야. 제발 가르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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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년이 다가와. 시간 참 빠르네. 여전히 또 겨울은 오고, 가지는 앙상하고, 눈은 내리겠지. 우리가 자주 지나쳤던 로타리 근처 그 부서져가는 여관 앞 모습이 시큰거리겠지. 네가 을씨년스럽다고 좋아했던 그 분위기가. 눈이 오면 눈이 소복히 쌓이던 여관 앞 축축 쳐진 버드나무 앙상한 가지가, 일렬 횡대로 심겨진, 키가 머리까지 오던 애매한 크기의 그 전나무들이 겨울을 맞아 다시 상기되겠지. 겨울이 이렇게나 황량한 계절이었나 새삼 놀라곤 해. 첫 눈은 여전히 나리고, 처음의 너는 나부끼고. 언젠가 세상이 하얗게 덮이면 나는 그 온전한 순백에 눈이 부시고, 아득히 멀어버리고, 너는 아득히 멀어지고, 세상은 그냥 시리게 부서지길. 내 생일이 오는 것도, 그 일주일도, 서리에 얼어붙어 이슬져 떨어지는. 그저 떨어지는 날이 될 뿐인데.

photograph by ming.

#글 #글귀 #글스타그램 #글그램 #첫눈 #시스타그램 #조각글 #산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감성 #감정 #겨울 #눈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거죠?
사실 누구나 날아오르는 깃털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머릿 속으로는 그게 맞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죠.
이제부터라도 자기가 믿고 있는 방향으로 자신감 있게 나가보세요. 꼭 좋은 결과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조각글 #글스타그램 #글귀 #끄적끄적✏ #끄적끄적 #자작글 #자작글스타그램

#씀 #조각글 #끄적끄적 #글쓰는_고3 ※저번에 올린 글과 이어지는 내용이에요.

뒤돌아본 적은 없었다.
솔직히 후회는 없다.
내가 잘못한 게 뭔지, 정말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말해도 내가 이해 못할 이유라니,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나는 말이었다.
그 아이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스팸 차단까지 하고
대화의 문을 닫은 건 넌데,
겨우겨우 마주쳐 말을 건 나에게
너는 마치 이게 최선이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남아있던 정까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정말 왜 그러냐는 문자를 보내려고 핸드폰을 꺼내 든 순간, 그 아이에게서 온 문자를 보고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기가 막혀 코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씀 #조각글 #끄적끄적 #글쓰는_고3
나는 외로웠다.
어느날 내게 구원자처럼 손을 내밀어준 네 손을 잡은 그날, 내 인생에 빛이 들어왔다고 굳게 믿었다.

우리는 절친이었다.
다른 이들이 질투할만큼 빛나는 짝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빈 자리에 애정을 쏟아붓는 호구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 자기가 뭘 잘못한 거냐며,
네가 그렇게 잘한 거냐며 내게 따지는 스팸함 속 네 문자를 지워버렸다.

마치 자기가 호구였던 것 마냥 따지는 네 말을 듣고 있으면 혼란스러워지기만 할 뿐이니까.

#겨울에대하여 첫 눈 1
어제 첫 눈이 왔대. 여긴 아직 춥기만 해. 첫 눈이라니. 벌써. 처음이라는 건 정말 많은 감정을 함축하고 있나봐. 또 네가 생각났었어. 처음 뿐만 아니라 눈을 닮았던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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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연락 하긴 힘들었어. 그래서 넌 그렇게 광고 문자 하나를 달랑 보냈을 지도 모르지. 차라리 눈이라도 펑펑 왔으면. 그렇게 회색빛으로 바래진 내 세계를 가득 채웠으면. 그랬으면 이 공허함은 조금 덜 했을까? 반쯤 덮인 길. 회색으로 얼룩진 눈. 미끄러지는 계절. 뺨을 활퀴는 냉기. 달음박질 치는 발. 추잡하게 찰박이는 구정물. 멍하게 시선이 머무르는. 불빛 아늑한 식당. 쿵쾅대는 심장. 대조적으로 고요하게 찰랑이는 식탁 위의 잔. 나를 비웃듯 소록소록 피어나는 온기 가득한 웃음. 비참하게 찢어지는 우리의 약속이 담겼던 약지손가락. 더운 피. 빨강. 새빨갛게 불거진 뺨이 장미같이 피어났던 너가. 더운 숨이 맞닿았던 그 시간이. 우린 뭐였니. 너에게 난.
-
그냥 연락 하지 말아줘.

photograph by ming.

#글귀 #글 #글스타그램 #글그램 #첫눈 #감성 #글귀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조각글 #눈

사탕을 하나 입술 새로 비집어 넣었다. 혀 안에서 또르륵, 또륵. 가볍게 내 입 안을 휘어감았다. 복숭아 향이 감돈다. 어느 순간 비릿한 내음이 혀를 찔러온다. 아마 사탕이 녹아 날이 선 것이 냉큼 내 혀 한 구석을 파고든가 싶다. 비릿한 맛이 이미 달아진 내 입 안을 천천히, 미지근히 감싸고 돈다. 난 이 비릿하면서 달짝지근한, 이 순간의 맛이 참 좋다.

*
김이 서린다.
네겐 한달이나 빨리 찾아온 겨울이 내겐 너무 일러서 한참을 앓았다. 꽤 오랜만에 너를 보러가는 길이다. 아, 절대 보고싶어서 가는 건 아니고 , 고양이가 잘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뭐 겸사겸사 내가 손수 뜨개질해 준 스웨터를 잘입고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일반적인 연인들이 주로 하는 '보고싶었어'라는 말따위는 하지않을거다

간만에 온 내가 퍽 반가웠는지 기쁜내색을 숨기지 못하는 너는 줄곧 앉아있지못하고 안절부절이다. 물끄러미 보던 내가 손으로 분홍쇼파를 탁탁치면서
.
"뭘 그렇게 불안해해. 여기앉아."
.
라고하면 그제서야 빙싯웃으며 자리에 앉는다. 내 눈앞에 노란스웨터를 비추는 너는 아마 자랑을 하고싶었나보다. 덩치에 안맞는 귀여운 구석이 계속 일렁거려서 머리를 만져주면 금새 빨개져선 부끄러워한다. 너도 감기인가

라디오를 틀었다.
네가 세상과 통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통신수단이지만 정작 나만 이용하는 그래서 더 애틋한 그런
.
.
"감기에 걸려서 친구를 보러가지 못했어요. 친구가 있는 곳의 겨울은 빠르고 특별히 더 추워서요. 혹시 몰라 스웨터를 선물했는데, 괜찮았겠죠? 부지런히 더 떠서 이번 달 말에 목도리도 하나 선물하려구요. 내일 오랜만에 친구를 보러가는데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요. 벌써부터 떨리네요. 그동안 잘지내고 있었을까요? 아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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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사랑아닌가요?"
.
.
예상치 못하게 나온 내 사연에 놀랄틈도 없이 너를 살핀다. 부엌에서 차를 타는 너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싱긋 웃고만다.
.
.
"신경쓰이고 걱정도되고 챙겨주고싶고 보고싶고 이정도면 사랑이죠. 사랑이 아니면 이렇게 하기도 힘들잖아요. 뭐 달리 사랑인가요?"
.
저 조그만 라디오가 하는 얘기가 꽤 부끄러워서 애써 고양이 귀만 만지작거린다.
그래 뭐 사랑이 달리 사랑이겠냐만은

그래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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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운명적인 거라고 누가 그러던데. 내 생각에는 아니에요. 그 많고 많던 사람들 중에 우리가 만난건, 감히 기적이라 할 수 있어요. 막 심장이 두근거려요. 가아끔. 아무 일도 없고 시덥잖은 일들밖에 없는 나날들에 지루하고 환멸을 느껴서 혼자 심장이 요동치는 것 같아요. 쿵. 쿵. 듣기 싫은, 느끼기 싫은 그것.

#조각
눈을 떠보니 나는 작은 조각으로 태어나 있었고, 갑자기 다가온 세상에서 아등바등 살아오다 누군가에 의해 아름답게 조각되어지기도 하다가, 또 산산히 부서지기도 하다가, 크고 조잡하게 부스러지기도 했다.
나는 나를 스스로 행복한 조각으로 만들 용기가 없어서 대신 소소하고 평범하게 불행해져왔다. 그 평범하지만 불행한 하나의 조각이 마침내 나라는 폐부를 깊숙히 찌르면, 그 때 아마 죽게 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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