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밀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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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Sat

여의도는 특이한 곳이다. 아침 한 나절, 점심 한 나절 빼곤 항상 조용하고 한적해 보이는 곳. 그 많던 사람들이 저 높디높은 유리 건물들 속으로 들어가 하루종일 치열히 일을 하지만, 그 겉에 선 나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아 마치 텅 비어버린 동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곳.
여의도에서 밀크티를 판다는 것도 상당히 특이한 일이다. 반쯤 정신을 놓은 표정으로 카페인을 찾아 헤매는 직장인들에게 생경한 밀크티를 불쑥 권하는 일. 아메리카노 샷 추가요, 라고 절반쯤 죽은 표정으로 주문을 해 오던 이들이 새삼 눈을 빛내고 우와, 하며 이곳저곳을 한 번쯤 둘러보게끔 만드는 일. 아마 맨 처음 이 곳에 들어왔던 나도 비슷한 표정이었을 거다.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자리에 문득 자리잡은 밀크티 가게 하나를 발견하고, 문을 밀어 들어오고, 은은한 핑크색 벽면에 온통 베이지색 소품들로 가득 찬 공간에 앉아, 주인의 손때 묻은 책이며 손글씨 적힌 메뉴들을 한참을 만지작거리던 날이 기억난다. 그 뒤로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실은 아직도 가게에 들어올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받곤 한다. 추운 겨울임에도 적당히 서린 훈기와, 문지방을 타넘는 순간 훅 끼쳐오는 달달한 냄새도.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행복한 표정으로 밀크티를 고르는 저 손님들도 아마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혼자서 가만가만 생각해 보게 된다.

#밀키웨이 #여의도밀키웨이 @milkywaymik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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