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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n

171 p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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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0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담백한 문체. 수용소에서 묵묵히 살아내고 사소한 것에 만족하는 슈호프의 하루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적나라하지만 잔인하고 자극적인 묘사가 아닌 사실적이고 담백한 묘사가 현실감을 준다.
사실 그 무엇보다 슈호프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저 살아내고 제 몫을 하고 일정 범위 안에서 이득을 취하기도 하고 친절을 베풀기도 하고 잔머릴 굴리기도 한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상황에서 너무도 인간적이고 너무도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끼니와 무사한 하루가 가장 중요한 슈호프에게도 나름의 원칙이 있다. 그에게도 작은 기쁨과 만족이 있다.
수용소가 아닌 현실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선택의 순간들이 있지만 완전한 자유란 불가능하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외면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각자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게 아닐까?

#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 #알렉산드르솔제니친 #민음사세계문학전집13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물론 러시아의 이름들에 대해서는 곤란하고 난감하기 짝이 없다. 사람 이름을 물론이요 동네이름까지도 도무지 적응이 안된다. 이반 데니소비치만해도 슈호프, 바냐 등 세가지 이름이나 되는 셈이다. 한국인의 이름이 대체도 서너자 내외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_*

17-120 [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 듀나, 김보경, 배명훈, 장강명 ] -
4개의 SF단편. 김보경 작가외의 세 작가는 모두 따로 만난(읽은-)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강명 작가의 글이 가장 좋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불과하지만 김슨생도 그랬다 한다. -
미래, 우주, 인공지능 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상상의 세계는 얼마나 방대한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가장 큰 매력이 되는 장르가 SF가 아닌가 싶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변모하는 가치관을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풀어내는가는 모두 제각각일 텐데, 과연 우리가 인류가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과학=발전이라는 공식에서 얼만큼 자유로울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에겐 어떤 역할과 가치가 주어질까. -
듀나는 갈수록 힘들다. 설정의 나열같다. 머릿속 세계를 잘 끄집어 내서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도 작가의 중요한 자질이라 생각하는데 듀나가 보여주는 세계는 도통 모르겠다. 제멋대로라도 잘 이해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난감한 노릇이다.
#아직우리에겐시간이있으니까 #한겨례출판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52 [ 마티네의 끝에서 - 히라노 게이치로 ]

20년전 그의 데뷔작인 [일식]에 반했는데, 바로 다음 출판된 글에서 그를 인정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20년 그의 글을 한사코 외면해왔다. 이제 어쩐지 마음이 동해 신작을 구입했다(심경의 변화에는 @jorba02 의 영향이 컸다-) 아련하고 말란한 그림의 표지답게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다. 서로에 대한 절대적인 이해가 아무런 조건없이 이뤄지고 그 깊은 공감이 시간과 상황을 거슬러 서로에게 빠지게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모두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내 말의 의미와 의도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짐작하고 있는 사람.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바라고 같은 것을 꿈꾸는 상대를 만나는 일은 기적과도 같다. 나는 때로, 아직도 그 기적을 꿈꾼다. 그것만이 내가 세상속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현실에선 불가능하고 기적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으므로 책이나 차에서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근사하고 놀랍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톱밥 하나하나가 모여 가구가 되는 것처럼 완성되기까지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순간을 기다린다. 얼추 뭔가 되어가고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 순간을 고대한다.

운명적인 사랑이야기임에 분명하지만 그것은 애정에 대한 욕구가 아닌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아닐까 싶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 세계에 대한 깊고 진실하지만 유쾌하고 아름다운 공감. 사랑이야기네- 나도 저런 사랑한 번!정도의 기분으로 읽다가 끄트머리에서 순간 확. 이 문장을 위해 이 글을 읽었구나 싶어졌다.
그의 전작들을 하나씩 찾아내야겠다. - "그 다정함 때문에 네가 받아들이게 될 인생의 고난을 나는 걱정하고 있어." 440p "그러니까 지금이에요,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내 과거를 바꿔주는 지금 이 순간." 450p -
쓸데없는 망상은 말고, 어딘가 밫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번쩍번쩍 까지는 아니라도 반딧불 정도의 밝기는 가지고 싶다.
#마티네의끝에서 #히라노게이치로 #arte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53
[ 너의 목소리가 들려 - 김영하 ]
- 동명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미스테리 로맨스, 여주인공은 원래 관심있던 배우였고 남주인공은 그 드라마의 배역을 예뻐했었다. 그 드라마는 미스터리 였어도 색채가 밝았는데 이 글은 밝지 않다. 어둡다. 그것도 단정한 검은색이 아니라 온갖 색이 모여 검어진 어두움이다. 그 사이사이 언뜻 보이는 현란한 색의 뒤엉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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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단언한다. 가장 먼저 자기애가 필요하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고 소중하다는 확고한 믿음. 그것이 없이는 흔들리고 넘어지고 갈등하다 나자빠진다. 돌아올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잡아먹힌다. 누가 툭 당신은 소중한 존재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요.라고 말해줘도 공연한 의심이 들고 그 뿌리깊은 의심은 뿌리없는 한 문장을 짓밟는다. 그것이 사람을 어디까지 끌고 가서 어디에 내팽개치는 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아니 겪고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것을 알려야 한다. 확고한 믿음이 되고 든든한 뿌리가 될 수 있도록 세뇌에 가깝게 반복적으로 지치지 않고 기쁘게 말해줘야 한다. 나는 그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복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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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에 대해 반문한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왜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가. 우리는 끝없이 생각하고 그 안에는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 내가 어떻더라도 나를 받아주고 기다려주고 안아주고 사랑해줄 누군가의 사랑. 그것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역시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삶이 쉽지 않은 것은 누구에게나 같지만 더러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삶보다 죽음이 더 쉽게 느껴지고 어떤 의미라도 찾지 않고서는 살아야 할 이유를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을 구원할 이는 그들 자신 뿐이다. 최소한 누군가 동아줄 비슷한 것이라도 던져줄 때 붙잡고 싶은 마음과 힘이 남아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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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참하고 추악하고 끔찍해서 외면하고픈 일들은 실제한다. 소설이나 판타지보다 더 참담한 현실과 그 속에 던져진 이들은 실존한다.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나는 너보다는 나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는 식의 자기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슬픔이 죄책감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들을 위해서사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들어야 한다.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더 강해서가 아니라 더 약하고 방법을 몰라서이다. 나는 성선설을 믿는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한 힘을 믿는다. 그것만이 옳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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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적인 고통의 전이 혹은 공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것이 오해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그 공감이 사실은 오해고 그래서 괴로울 수더 있다고, 그 오해를 해소하기 어려우니 오해에 부응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공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없을까? 작가가 그들을 들여다봐줘서 고맙다. 알고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나같은 사람을 구해주리라 믿는다. 한 생명이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면 그보다 귀한 일이 어디있겠는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귀하고 소중하고 연약하고 슬프고 찬란하다. 그 모든 삶이 단 1초라도 하나 빠짐없이 행복할 그 순간을 기도한다.
#너의목소리가들려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52
[ 아랑은 왜 - 김영하 ]
- 전설이 소설로 씌여지는 과정을 쓴 소설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소재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를 익숙한 아랑전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라기엔 구성이 독특할 뿐 완전한 소설임이 분명하다. 독특한 구성과 서술 방식 탓에 여러 이야기가 뒤엉켜 있는 느낌이지만 약간의 틈을 포함한 하나의 이야기다. -
- 합리적인 의문이나 의심은 많은 정보를 찾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도 많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것들 역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디까지 드러내고 어디까지 감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정절을 지키고자 목숨을 잃은 꽃다운 처녀 아랑의 슬픈 전설이 왠갖 이권다툼 사이의 비참한 죽음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 주위의 누군가가 소재가 되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고 분명 로맨스였는데 호러나 미스테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비단 소설 뿐이겠는가. 소설이든 영화는 현실의 재창조이므로 어디건 간에 스민 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잔인함을 보지만 그것이 낱낱이 파헤쳐져있기 때문일 뿐 현실보다 처참해서가 아니다. 그 적나라함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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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작가가 그랬다. 작가가 등장인물을 만들지만 종종 혹은 자주 등장인물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작가는 그저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작가가 상상하는 그대로 그려지는 것이 아닌 진실이 파헤쳐지듯 인물이 움직이고 사건이 드러나고 작가조차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야 현실과 다를 바 없다. 현실의 감당하기 어려운 참담함은 우리의 눈을 감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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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전작을 읽어가고 있는데, 확실히 ‘김영하의 글’이지만 모두 다르다. 같고도 다른 많은 이야기들 속에 작가가 있다. 나머지도 연달아 읽을 계획.

#아랑은왜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모종의 계획이 있다. 나중에 책쉼터(그러니까 최근 많아진 독서와 숙박)를 만들고 싶은데- 그전에 온라인 도서대여점 같은 것을 시도해 보고 싶다. 내 책에 다른 이들의 밑줄이 더해지는 것은 아주 즐거울 것 같다. 가까운 분들부터 장기대여를 해볼까 하는데- 혹 생각있으신 분? 하고 여기에 써봐야 이 길고 긴 글을 여기까지 읽는 분들은 그닥 없을 터*_*

17-156
[ 당신의 신 - 김 숨 ]
- 문학상 수상집인 ‘웃는남자’ 때문에 구입했다. 기대가 컸는지 약간 실망했다. 너무 관념적이다. 현실에 착 달라붙지 않은 약간 붕뜬 세계. 고통은 알지만 명확한 현실보단 가정형의 세계 같다. 수상집에 나온 짧은 소설의 장편이 읽고 싶었는데, 이건 장편이 아니고 연작소설? 아니 단편모음이다. 소재는 같다고 해도 장편소설이라고 이름할 순 없겠다. -
- 현실을 모르고 관념적인 것은 작가나 글이 아닌 내가 아닌가 되짚어본다. 물론 나도 그렇다. 하지만 글 속의 모든 소재는 내게 너무 익숙하고 현실적이다. 이야기들이 어색하고 불편한 게 아니라 표현이 어색하다. 아니 어딘지 솔직하지 못하다. 그러고보니 ‘솔직’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다. 솔직한 사람, 솔직한 말, 솔직한 마음을 마주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솔직하고 싶다. 가감없이 솔직할 수 있는 대상이 단 하나쯤은 존재해야 되는 게 아닐까? 솔직할 수 없고 에둘러야 하는 세상에서 솔직한 감정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무엇이 ‘솔직한 것’인지 느낀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
- 몇 권 안 읽었지만 작가의 글은 왠지 판타지로 다가온다. 아니 ‘미사고의 숲’처럼 모호한 경게처럼 다가온다. 15년 전?쯤 그 글은 몹시 충격적이었는데, 이제 더 발칙하고 적나라하고 추상적이고 모호한 이야기들도 넘쳐난다. 이 기분으로 마거릿 애트우드를 읽었다간 과격한 페미니스트가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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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읽는 대부분의 글에서 불안을 발견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지 내 심리상태인지 모르겠다. 스물아홉의 고통스러웠던 가을을 얇게 펴서 온 한해 동안 느끼는 기분이다.
#당신의신 #김숨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표지는 너무 맘에 든다. 더할나위없이-

17-107
[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케랑갈 ] - 김슨생은 이 글이 묘하게 느려서 집중하기 힘들다고 했다. 내겐 좀 달랐다. 독특한 속도감. 막 달음치는 구간이 있고 멈춰선 듯한 구간이 있다. 문장의 속도감에 적응할 수 없어서 급했다가 늘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며 긴장을 더했다.
- '수선'이라는 단어는 원작 그대로인지 번역하며 따라붙은 것일지 모르겠다. 그 '수선하다'와 '생명'의 대비가 너무도 선명해서 거부감이 들다가도 장기이식의 처음부터 끝.을 모두 풀어낸 이야기에서 '수선하다'는 단어는 너무도 적절했다. - 장기이식의 처음부터 끝. 모든 인물이 그려졌다. 그 장기이식에 관계된 모두, 그들 각자에겐 너무 다른 제멋대로의 일상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생명을 옮겼다. 살아있는 듯 죽은 자인 시몽과 시몽의 마지막을 결정한 의사와 시몽의 생명을 나누는 것에 동의한 그의 부모와 시몽의 심장이었던 쥘리에트와 시몽의 심장을 꺼낸 비르질리오와 시몽에게 심장은 받은 클레르와 클레르에게 시몽의 심장을 옮긴 아르팡과 그 중심에 있던 토마. 그들 모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 나는 한번도 그런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생명이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고에서 둘. 주는자와 받는자 그리고 그의 가족들 이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들에게 너무도 평이하고 너무도 다양한 일상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장기이식'이 아니어도 모든 순간 모두에게 각자의 삶이 있다. 그것이 어떻게 닿아 있든 그들 각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든 그들은 살아왔고 살아간다. 그 살아감에 대해 별거 아닌 치열함에 대해 놀라게 된다. 살아있는 모든 자들은 대단하다. 그 생명은 놀랍다. - 한참전에 장기기증 서약을 해두었다. 쓸모있는 몸뚱이가 되면 참 좋겠다.
#살아있는자를수선하기 #마일리스케랑갈 #열린책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28
[ 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 ] 우리는 고통과 질병을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드러낼 수 없고 괜찮은 척 하고 그것에 성실하고 긍정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고통과 질병에 대해 괴로워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사실 그것은 육체의 질병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문제를 키우고 관계를 망치는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어른은, 남자는 아무때나 울면 안돼'같은 헛소리를 어디에나 적용하는 것이다. 문제를 드러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는 그 문제를 정확히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의도와 목적이 중요하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질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게 끝나진 않는다. 있는 문제를 없는 척, 있는 병을 없는 척, 아픈 몸을 괜찮은 척 하는 것은 해결이 아니다. 문제를 질병을 고통을 더 심각한 상태로 손 쓸 수 없는 상태로 끌고 갈 위험이 높다. 동시에 질병이나 통증, 문제에 사로잡혀서도 안된다.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가장할 필요가 없이 그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픈 몸을 사는 것은 그런 것이다. 작가는 자기가 어떻게 병을 이겨냈는가, 어떻게 그 불안과 통증과 공포와 싸웠는가를 말하는 대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질병 이전과 이후 외에 그 시간 속에서 진정 중요하고 필요했던 것을 말한다. 치유와 힐링과 자연주의를 부르짖는 시대지만 사실 그것 역시 잘 만들어지고 꾸며진 것들인 경우가 많다. 무엇이 진짜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렇게 보이는 것을 찾는 탓이다. 몇 달을 망설이다 구입한 책이다. 내겐 꼭 필요했던 책이었나보다. 많이 울고 반성도 하고 위로도 받았다. 큰 병이 아니어도 세상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아픈 몸, 아픈 마음을 살고 있다. 그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픈몸을살다 #아서프랭크 #봄날의책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55
[ 달콤한 노래 - 레일라 슬리마니 ]
-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아니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젊은 부부는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도 안 읽었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이야기가 허구나 가상의 세계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래서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될 때 변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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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실히 즐겁게 꿈을 쫓는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젊은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다. 첫 아이와의 만남이 너무 행복해서 둘째를 가졌다. 두 아이가 되자 감당할 수 없어졌고 점점 꿈도 잃고 자신도 잃어가는 것을 견딜 수 없어졌다. 기회가 왔고 숙고 끝에 보모를 구했다. 아이들과 너무 잘 지내고 집안일까지 완벽히 해주는 보모를 만나 젊은 부부는 다시 꿈을 찾고 안정되어 간다. 여기까지면 좋았다. 그 완벽한 보모에게 다른 세계가 있을 거라는 것을 몰랐을 때까지. 그림같은 행복과 완전한 가정을 지탱하는 보모에게 감사와 애정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사는 것은 그리 쉽지 않고 모든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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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부부와 육아에 대한 이야기. 생존을 위한 조건에 대한 이야기. 숨겨진 내면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 지극히 당연한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 불안과 갈등에 대한 이야기다. 그 모든 것이 엉켜있고 그래서 삶은 쉽지 않고 복잡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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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한 문장들이 생각해야 할 많은 것들을 던져준다. 그 전에 책 속 가득한 불안을 본다. 우리는 때로 모성에 대해 오해한다. 지나친 환상을 품는다.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모성이 저절로 생기고 넘쳐나길 기대한다. 왜? 왜 우리는 위대한 모성을 바라는가. 왜 그것을 당연시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럴 수 없다. 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지 않는가. 모성은 자연발화되는 무엇이 아니라 지극한 인내와 수고와 노력이다. 끝없이 나와 아이를 저울질하고 매번 져야하는 끝없는 체념이다. 그 모든 것을 당연한 듯 감당하게 해서는 안된다. 간혹 젊고 사랑스럽고 의욕이 넘치는 부부 혹은 엄마에게서 그림자를 본다. 아이는 행복하고 만족한다. 그럼 당신은 괜찮은가? 정말로 괜찮은가? 당신의 인생은 아이의 출산을 기점으로 들러리나 도우미로 전락해도 괜찮은가?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그것이었나? 묻고 싶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부모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옳을까? 부모의 꿈을 위해 아이를 방치하는 것이 옳을까? 문제는 균형이다. 사회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 인류는 기형적인 연령 비율을 지나 멸종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젠더 싸움이어선 안된다. 이 혐오 속에 아이와 양육을 원인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
-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인간은 모두 소중하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나는 종종 내 이상과 소망이 너무 먼 곳을 향해있다고 깨닫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누구도 안전과 안정과 행복과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더딘 걸음이어도 내딛어야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 개인과 사회는 긴밀하다. 그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달콤한노래 #레일라슬리마니 #arte #네영카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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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56
[ 당신의 신 - 김 숨 ]
- 문학상 수상집인 ‘웃는남자’ 때문에 구입했다. 기대가 컸는지 약간 실망했다. 너무 관념적이다. 현실에 착 달라붙지 않은 약간 붕뜬 세계. 고통은 알지만 명확한 현실보단 가정형의 세계 같다. 수상집에 나온 짧은 소설의 장편이 읽고 싶었는데, 이건 장편이 아니고 연작소설? 아니 단편모음이다. 소재는 같다고 해도 장편소설이라고 이름할 순 없겠다. -
- 현실을 모르고 관념적인 것은 작가나 글이 아닌 내가 아닌가 되짚어본다. 물론 나도 그렇다. 하지만 글 속의 모든 소재는 내게 너무 익숙하고 현실적이다. 이야기들이 어색하고 불편한 게 아니라 표현이 어색하다. 아니 어딘지 솔직하지 못하다. 그러고보니 ‘솔직’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다. 솔직한 사람, 솔직한 말, 솔직한 마음을 마주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솔직하고 싶다. 가감없이 솔직할 수 있는 대상이 단 하나쯤은 존재해야 되는 게 아닐까? 솔직할 수 없고 에둘러야 하는 세상에서 솔직한 감정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무엇이 ‘솔직한 것’인지 느낀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
- 몇 권 안 읽었지만 작가의 글은 왠지 판타지로 다가온다. 아니 ‘미사고의 숲’처럼 모호한 경게처럼 다가온다. 15년 전?쯤 그 글은 몹시 충격적이었는데, 이제 더 발칙하고 적나라하고 추상적이고 모호한 이야기들도 넘쳐난다. 이 기분으로 마거릿 애트우드를 읽었다간 과격한 페미니스트가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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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읽는 대부분의 글에서 불안을 발견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지 내 심리상태인지 모르겠다. 스물아홉의 고통스러웠던 가을을 얇게 펴서 온 한해 동안 느끼는 기분이다.
#당신의신 #김숨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표지는 너무 맘에 든다. 더할나위없이-

17-155
[ 달콤한 노래 - 레일라 슬리마니 ]
-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아니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젊은 부부는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도 안 읽었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이야기가 허구나 가상의 세계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래서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될 때 변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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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실히 즐겁게 꿈을 쫓는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젊은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다. 첫 아이와의 만남이 너무 행복해서 둘째를 가졌다. 두 아이가 되자 감당할 수 없어졌고 점점 꿈도 잃고 자신도 잃어가는 것을 견딜 수 없어졌다. 기회가 왔고 숙고 끝에 보모를 구했다. 아이들과 너무 잘 지내고 집안일까지 완벽히 해주는 보모를 만나 젊은 부부는 다시 꿈을 찾고 안정되어 간다. 여기까지면 좋았다. 그 완벽한 보모에게 다른 세계가 있을 거라는 것을 몰랐을 때까지. 그림같은 행복과 완전한 가정을 지탱하는 보모에게 감사와 애정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사는 것은 그리 쉽지 않고 모든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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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부부와 육아에 대한 이야기. 생존을 위한 조건에 대한 이야기. 숨겨진 내면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 지극히 당연한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 불안과 갈등에 대한 이야기다. 그 모든 것이 엉켜있고 그래서 삶은 쉽지 않고 복잡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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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한 문장들이 생각해야 할 많은 것들을 던져준다. 그 전에 책 속 가득한 불안을 본다. 우리는 때로 모성에 대해 오해한다. 지나친 환상을 품는다.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모성이 저절로 생기고 넘쳐나길 기대한다. 왜? 왜 우리는 위대한 모성을 바라는가. 왜 그것을 당연시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럴 수 없다. 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지 않는가. 모성은 자연발화되는 무엇이 아니라 지극한 인내와 수고와 노력이다. 끝없이 나와 아이를 저울질하고 매번 져야하는 끝없는 체념이다. 그 모든 것을 당연한 듯 감당하게 해서는 안된다. 간혹 젊고 사랑스럽고 의욕이 넘치는 부부 혹은 엄마에게서 그림자를 본다. 아이는 행복하고 만족한다. 그럼 당신은 괜찮은가? 정말로 괜찮은가? 당신의 인생은 아이의 출산을 기점으로 들러리나 도우미로 전락해도 괜찮은가?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그것이었나? 묻고 싶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부모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옳을까? 부모의 꿈을 위해 아이를 방치하는 것이 옳을까? 문제는 균형이다. 사회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 인류는 기형적인 연령 비율을 지나 멸종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젠더 싸움이어선 안된다. 이 혐오 속에 아이와 양육을 원인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
-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인간은 모두 소중하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나는 종종 내 이상과 소망이 너무 먼 곳을 향해있다고 깨닫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누구도 안전과 안정과 행복과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더딘 걸음이어도 내딛어야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 개인과 사회는 긴밀하다. 그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달콤한노래 #레일라슬리마니 #arte #네영카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54
[ 퀴즈쇼 - 김영하 ]
- 일단 집에 있는 김영하 작가의 책은 모두 읽었다. 출간 된 책 중 대여섯권을 제하곤 모두 읽은 샘이다. 산문집을 포함하면 얼추 15권 쯤 되는 것 같다. 작가의 다음 책도 구입할테고 읽지 않은 나머지 책들도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이 작가의 태도와 방식이 내게 적당하게 여겨진다. 적당한 위로, 적당한 다정함, 적당한 문제 제기, 적당한 훈계 등 등.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적당한 거리감과 감정으로 내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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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시원에 살아본 적이 있다. 돈이 없어서 3일쯤 굶어봤다. 내 모든 소유물을 끌고 이틀 쯤 헤맨 적도 있다. 모두 참담하고 비참한 기억은 아니었다. 그런 상황이었던 적이 있을 뿐이다. 나름의 추억도 끔찍한 기억도 아닌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그 때의 기분이나 감정은 약간쯤 모호하게 기억하고 있다. 16-20년 전의 일이고 어렸고 철없어서라고 사람들은 말하고 나는 막막하고 다른 방도가 없어서라고 기억한다. 책을 읽으며 조금 울었는데, 과거의 기억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안쓰럽다는 기분 때문이었다. 인간은 모두 안쓰럽다. 저마다 애쓰며 산다. -
- 퀴즈처럼 삶에도 명확한 답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정확한 답이 있다면 그 답만 찾으면 된다. 확고부동한 하나의 답이라면 그것만을 추구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답이 있을 리 없고 누군가에게 그 답이 있다해도 그 답이 내게도 답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더러는 알 수 없는 인생이라 좋다하고 더러는 알 수 없는 인생이라 버겁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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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력이라는 것은 ‘이해하는 능력’이라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닐까? 스스로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타인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사랑과 이해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따로 따로 각자의 역할과 위치가 있는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이해가 필요치 않더라도 상대의 사랑을 납득하고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은 참으로 복잡하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생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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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관념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것은 약간은 편하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 내 팔자는 원래 그렇고 내 인생은 별 뾰족한 수 없이 이렇게 흘러갈거야라는 생각과 태도. 그것을 누구도 확인해줄 수 없고 무엇으로도 장담할 수 없는데도 막연한 느낌만으로 결론 짓는다. 뭐, 어차피. 랄까? 뭐, 어차피.일 거라면 되는대로 내키는대로 제멋대로 살아봐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책임져야 할 것이 나 자신 뿐일 때만 가능한 것들이 있다. 다른 사회적 규범이나 관습은 저버린데도 큰 문제는 없다.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법 정도만 지키면 된다. 나머지는 모두 괜찮다. 우울할 것도 찌질할 것도 좌절할 것도 사실 순간의 감정일 뿐이다. 그런 것들은 생명을 뒤흔들 수 없다. 아니 그래선 안된다. 그 어떤 것도 생명의 소중함을 짓밟을 순 없다. 나 자신도 나를 함부로 해선 안된다. 좀 더 예쁘게 귀하게 소중하게 여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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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속에는 많은 삶이 있다. 각자의 삶이 익숙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 모두 그렇게들 산다는 것이 체념이 아닌 위안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그렇게들 다들 애쓰며 산다.
#퀴즈쇼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jorba02 에게 미리 생일선물로 요구한 #바닷마을다이어리
온 가족이 함께 읽어도, 선생과 학생이 함께 읽어도, 친구끼리 돌려 읽어도 좋겠다. 추천!!
고맙구나, 덕분에 ;) 이 만화책들은 며칠전에 읽었다.
오늘 밤은 일찍 자려다가 조금만 읽고 자려고 다른 책을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났더니 1시 반이다. 12시쯤 볼군이 화장실 가길래 늦었으니 자라고 했는데 혹시나 싶어보니 책에 코박고 읽고 있더라. 그 나이때 나는 책을 찢긴 적이 있었다. 시험기간이었는데 공부한다고 말하고 몰래 읽다가 어머니께 들켜서 혼나고 책을 찢긴 것이다. 그 기억은 몹시 끔찍한 것이어서 나는 그러지 말자고 생각했다. 볼군이 책을 너무 싫어할 때는 이런 일을 상상조차 못했는데, 같은 책을 3번째 읽고 있다. 새벽 1시 반이 되어서 이제 그만 읽고 자자고 서로에게 말한다. 내일 아침도 6시에 시작할테고 일어나기 힘들 거라며 가까이에서 깨워줘야할 것 같단다. 늦은 밤이 되기 전까진 딴짓이 자꾸 하고 싶고 한 밤엔 왠지 책이 잘 읽힌다. 분명 녀석도 그렇겠지. 올빼미과인 우리 모자는 어쩌자고 6시에 일어나 6시 반이면 아침을 먹는 일상을 살고 있는 것인지- 흰소리 그만하고 어여 자자.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52
[ 아랑은 왜 - 김영하 ]
- 전설이 소설로 씌여지는 과정을 쓴 소설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소재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를 익숙한 아랑전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라기엔 구성이 독특할 뿐 완전한 소설임이 분명하다. 독특한 구성과 서술 방식 탓에 여러 이야기가 뒤엉켜 있는 느낌이지만 약간의 틈을 포함한 하나의 이야기다. -
- 합리적인 의문이나 의심은 많은 정보를 찾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도 많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것들 역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디까지 드러내고 어디까지 감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정절을 지키고자 목숨을 잃은 꽃다운 처녀 아랑의 슬픈 전설이 왠갖 이권다툼 사이의 비참한 죽음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 주위의 누군가가 소재가 되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고 분명 로맨스였는데 호러나 미스테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비단 소설 뿐이겠는가. 소설이든 영화는 현실의 재창조이므로 어디건 간에 스민 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잔인함을 보지만 그것이 낱낱이 파헤쳐져있기 때문일 뿐 현실보다 처참해서가 아니다. 그 적나라함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을 뿐이다.
-
- 어떤 작가가 그랬다. 작가가 등장인물을 만들지만 종종 혹은 자주 등장인물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작가는 그저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작가가 상상하는 그대로 그려지는 것이 아닌 진실이 파헤쳐지듯 인물이 움직이고 사건이 드러나고 작가조차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야 현실과 다를 바 없다. 현실의 감당하기 어려운 참담함은 우리의 눈을 감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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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전작을 읽어가고 있는데, 확실히 ‘김영하의 글’이지만 모두 다르다. 같고도 다른 많은 이야기들 속에 작가가 있다. 나머지도 연달아 읽을 계획.

#아랑은왜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모종의 계획이 있다. 나중에 책쉼터(그러니까 최근 많아진 독서와 숙박)를 만들고 싶은데- 그전에 온라인 도서대여점 같은 것을 시도해 보고 싶다. 내 책에 다른 이들의 밑줄이 더해지는 것은 아주 즐거울 것 같다. 가까운 분들부터 장기대여를 해볼까 하는데- 혹 생각있으신 분? 하고 여기에 써봐야 이 길고 긴 글을 여기까지 읽는 분들은 그닥 없을 터*_*

며칠 전 읽고 오늘 쓴.
17-151
[ 남한산성 - 김훈 ]
-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후 영화를 못 본 것이 아쉬웠다. 남한산성을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낸 것도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읽는 내내 먹먹했다. 의중은 있으되 무기력한 인조도 의와 예가 목숨보다 중한 김상헌도 살아야 무엇이든 도모한다는 최명길도 이리저리 휘어지며 상황을 기다리는 김류도 모두 원하는 것은 한가지였다. 그 자리에서 나라가 주저앉지 않게 하는 것. 조선에서 나라는 곧 임금이었고, 그 임금이 죽으면 나라는 끝이다.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으리라. -
- 그 때는 맞고 지금은 달라졌다. 남한산성의 보이는 싸움과 보이지 않는 싸움들 끝에 삼전도의 굴욕이 남았고 그 뒤로도 조선에겐 200년의 역사가 더 남겨졌다. 시대적 상황, 그 시대의 윤리와 가치와 도덕. 무엇이 중요한가는 계속 달라져왔으나 지금 어느 무도하고 광포한 세력이 이 나라의 대통령을 인질로 잡는다면 그 다음의 선택이 남는다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없어도 국가가 사라지지 않고 국민이 존재하면 국가의 지속이 가능한 이 시대에도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대 국가의 3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다. 그 시대에 대입하자면 많은 백성이 희생 당했으나 지켜야 할 백성이 더 많았고, 많은 백성이 주권을 잃었으나 모두 잃지 않았고, 많은 영토를 짓밟혔으나 아직 빼앗기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켜야 할 것이 있어서 온전히 남은 것들을 생각할 순 없었다. -
- 루이 14세의 말처럼 ‘짐이 곧 국가’고 임금은 ‘하늘이 내린 나라의 주인’인 시대라 청의 요구는 납득하고 수용할 수 없는 치욕이리라. 조선을 이어받은 한국은 작은 반도국가일 뿐이다. 덩치 크고 힘센@나라들 틈새에 끼인데다 동양과 서양, 정치 이념의 대척점이라 이 작은 내 나라는 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당당하지 못했다. 그것에 매번 화가 나더라. 상황은 어쩔 수 없다지만 잘 이용할 수도 있을텐데, 어쩌면 이롭게 현명하게 대처할 수도 있을텐데 하며 분개했다. 특히 최근 몇 년은 더했던 우리의 대표가 타국의 대표에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봐주기 힘들었다. 나라가 작건 크건 힘이 세건 약하건 나라의 대표이니 만큼 대등하게 손을 잡고 대등하게 마주하길 바랐을 뿐이다. 입지가 좋지 않다고 쉽게 체념하고 굽실거리는 사람을 대표로 두고 싶진 않았다. 그 점에서 나는 김상헌과 닮았다. 치욕과 굴욕을 국민에게 전가하지 말로 당당하고 바르길 원한다. -
- 그렇다면 최명길이 그른가. 치욕보다 목숨이 중하다하는 것은 틀렸는가. 아니다. 제 목숨을 담보로 타인의 치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되나 내 목숨과 더 많은 목숨을 위해 치욕을 감당하는 것은 숭고한 희생이다. 그로 인해 나라를 지키고 목숨을 지킨다면 그것을 감당하는 것 역시 국가의 대표인 임금이 할 일이다. 국민을 담보로 국토를 담보로 제 치욕을 지킨다면 그것은 왕의 자격을 잃는 일이 아닐까.
무엇이 중한가. 순간의 수치와 굴욕으로 많은 것을 지켜낸다면 그것이 어찌 단순한 치욕과 굴욕이겠는가. 삼전도의 치욕은 인조의 치욕이 아니다. 그것이 슬프고 원통한 이유는 작고 약한 나라가 살아남는 방편이었단 사실이지. 이제 우리에게 그런 굴욕의 역사가 반복되길 원하지 않는 갈망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
- 지켜야했다. 어떻게든 지켜야했다. 생각할 것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이다. 누구를 탓할 수 있는가. 나라를 지키고자 했고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이들을 탓할 수는 없다. 탁상공론이나 하고 드잡이질이나 하는 높은 자리에서 나라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양반님네들과 나라보다 목숨과 생존이 중한 뭇 백성들을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과거는 단지 과거에 그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과거가 의미있는 이유는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뼈아프게 알고 배워야 한다. 그것은 권리이자 의무이고 뒷세대를 위한 부모의 간절한 바람이다.
#남한산성 #김훈 #학고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겨울에 태어났습니다. 올해 생일은 몹시 무미건조하고 적적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봄부터 생일선물을 하나씩 받고 있달까요? =_=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일찌감치 받기 시작한 생일 선물은 죄다 너무 맘에 들고 이미 잘 사용하고 있고..... 그리고 통 큰 친구 (본인 말에 의하면 하나 뿐인 친구가 멀리 이사가서 자주 볼 수 없다는 데, 저는 이사를 가지 않았으니 친구가 아니고 그냥 여고 동창.쯤으로 지칭해야 할지도 모릅니다만-) @jorba02 가 겨울 생일자의 생일 선물을 늦가을에 주었습니다.
제가 고른 책들이니 당연히 제 마음엔 쏙 들고요.
신기하게도 두 고양이들도 맘에 드는 모양입니다.
#이것은자랑이맞습니다만생일날미리받은선물들도다꺼내서다시자랑할지도모르겠습니다 #한국출판시장에소소하게기여중인여고동창생 #어찌나고마운지콧물이앞을가린다쿨쩍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50
[ 안녕, 뜨겁게 - 배지영 ]
- 처음 만나는 작가다. 어디 소설집에서 만났을 수도 있지만 기억에 없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은혜로 좋은 책들을 두루 만나고 있어 즐겁다(물론 서평단에 용감히 신청해서지만-). 서평단의 책이 오면 늘 선물받은 기분이라 먼저 읽게 된다. 이번에는 몹시 적절한 순간이었다. 너무 슬픈 소설집을 읽고 많이 울고 많이 외로웠던 차에 읽은 이 소설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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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과 체념에 억눌린 삶을 살아간다. 대부분이 그렇다. 어린이도 젊은이도 꿈을 가지기 어렵다. ‘잠을 자야 꿈을 꿀 게 아닌가’라는 농담처럼 잠을 자고 생각을 다듬을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껏 꿈을 가져도 ‘비현실적이고 철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일 수다. 꿈도 없이 체념하고 포기한 주제에 라며 비난하기 전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주고 좋아하는 것을 찾을 시간도 주고 천천히 실패할 기회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답답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과 어디에서도 마주하기 힘든 인물이 만난다.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 받았을까? 아- 사랑이야기 면서도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사랑의 기억에 붙들려 있지만 또 막 절절하진 않다. 그래도 사랑이, 사람이 가고 난 자리는 너무 선명하게 남고 그 순간은 어딘지 실제가 아닌 환상처럼 기억된다. 덩어리진 아픈 기억 하나 없는 이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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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글은 몹시 참신하다. 너무 뻔하고 그래서 막막한 이야기에 외계인이 등장한다. 말도 안되는 납득하기 힘든 당황스러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그저 외면하고 무시할 수는 없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은 믿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사라진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내 기억을 내가 온전히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 다른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
- 우스갯소리를 작가는 소설로 만들어 냈다. 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우습지도 않고 구질구질하지도 않고 허무맹랑하지도 않은 이야기에 진심을 담는다. 우리는 그 무시할 수 없는 진심을 왜 감추며 살아야 할까. 알고보면 다들 귀엽고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괴롭히며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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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적인 재미와 불안에 가득찬 사람들에게 주는 적당한 거리감의 위로와 무시당하는 존재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사실 기대 이상이고 몹시 만족스럽다. 작가는 이야기를 버무릴 줄 아는 것이다. 여지를 충분히 남겨두고 누구에게는 판타지로 누구에게는 감성소설로 누구에게는 현대문학으로 다가간다. 이 작가의 글을 더 만나봐야겠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가지고 있구나 싶어서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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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작가는 그 노래를 알까? ‘또다시 말해주오, 사랑하고 있다고~’로 시작하는 쟈니 리의 뜨거운 안녕이라는 노래. 찾아봤더니 싸이나 토이의 동명의 곡이 있다. 내가 확 늙어버린 이 기분=_=

#안녕뜨겁게 #배지영 #은행나무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9
[ 웃는 남자 - 황정은 외 ]
- d와 dd의 이야기가 처음은 아니다. 읽다가 읽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기분은 느낀 것은 그 때문이다. d와 dd의 행복했던 시간이 궁금하다. 마냥 밝고 예쁘진 않겠지만 서로에게 꼭 필요했을 그들의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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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숨의 글을 읽다가 턱하니 막혀와서 펑펑 울고 말았다.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서로가 힘겨워지는 순간이 있다. 더는 안될 것 같은 그런 순간. 딱히 어떤 것 때문이라고 말할 순 없는 그런 순간. 먼저 깨달은 자가 이별을 고한다. 장편소설로 발간되어 구입해뒀다. 읽고 더 울게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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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작품들도 좋았다. 이기호 작가는 역시 아내가 현자라는 것을 확인했고, 김언수 작가와 윤성희 작가와 윤고은 작가는 슬펐다. 편혜영 작가의 글은 좀 더 만나보고 싶다. 이렇게 수상집을 통해 작가의 일부를 만나는 일은 반갑다.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약간의 동기부여도 된다.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이야기들을 다른 시선으로 마주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살아내고 있는가.

#웃는남자 #제11회김유정문학상수상작품집 #은행나무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은행나무 출판사에 사랑받는 기분입니다 ;) #서른의반격. 가제본 서평단에 참여했는데- 선물로 노트와 정식 발매본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책이 두권, 같은 표지의 메모장도 한 권!
그리고 #안녕뜨겝게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감사히 뽑아주셨지 뭔가요!!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은행나무의 #웃는남자.라는 소설집인데 읽다가 펑펑 울어서.... 뒤를 못 읽고 있습니다.
마저 읽어야겠네요.
서른의 반격은 읽고 참 좋아서 김슨생에게 추천해 읽게 했더니, 문장도 좋다더군요.
새로 생긴 책은 좋은 분께 선물할 작정 ;)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8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
- ‘아내를...’ 부분은 정교하게 볼 수 있지만 전체를 시각화하지 못해 그것을 인식할 수 없다? 부족분을 추상과 가정으로 메꾼다. 특징은 보지만 인상은 느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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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쌓여있는 책 들 중에 이 책을 발견한 김슨생이 이거 재밌어.라고 했다. 우리는 자기 책이 별로 아니 거의 없는 성장기를 보냈다. 도서관과 대여점을 통해 책을 만나왔고 지금 가진 책들은 모두 결혼 후 구입한 것들이다. 서로의 독서목록을 몰랐고 관심분야나 작가도 약간 달라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김슨생이 뒤늦게 만나기도 했고 내가 뒤늦게 관심을 보인 작가들을 김슨생이 먼저 만난 경우도 많다. 그래도 로저 젤라즈니는 도무지 좋아지지 않는다. -
- 이 책에서 만나는 세계가 너무도 놀라워서 이해하고자 내 논리로 분석하려고 했으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 속엔 상상조차 못한 판타지가 실재했다. 납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세계. 그것이 순간에 의해 펼쳐지기도 해서 두려움도 생겼다. 종종 찰나의 판타지가 펼쳐지곤 한다. 기시감이라거나 순간적인 발작이나 마비, 환청이나 환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질적이고 생경한 그 순간의 감각은 또 다른 세계를 엿본 정도라서 이상징후까지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우연히 엿 본 또 다른 세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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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쩌면 놀라운 무수한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사회화와 학습을 통해 제한하고 통재한다. 확인되고 검증된 세계만이 전부라고 그 외의 것들을 비정상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두고 무시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내 세계가 협소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해 허구와 가상의 것이라고 폄훼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우리가 미처 알 수 없는 모든 것들에 대해 우리의 시야는 감당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은 외면한다. -
- 천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도 뇌의 10-20%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 나머지 부분은 사용이 불가능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훈련을 통해 활성화 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은 아닐까? 중요하고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만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이 주어져 있는 것일까? 모르는 것 뿐만이 아니 알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이해하고 인정할 수 없는 세계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세계에 내가 던져질 수도 있다는 사실도 염두해야 한다. -
- 인간의 능력과 인체의 기능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경탄하면서 가정하고 연구한다. 인간에겐 인간이 분석하고 이해하고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다. 놀라움으로 시작해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찬탄하며 책을 덮었다.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 히브리서 11장 1절
요즘 자꾸 생각나는 구절.
#아내를모자로착각한남자 #올리버색스 #알마출판사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6
[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 가즈오 이시구로 ]
- ‘창백한 언덕 풍경’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연작이래도 믿을만큼. 작가는 인터뷰에서 ‘창백한 언덕 풍경’,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남아있는 나날’ 세 편에 대해 세편의 같은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한다. 앞의 두 편은 너무 닮았지만 ‘남아 있는 나날’은 좀 다르지 않나. 배경만 봐도. 싶지만 세 편의 이야기에서 나는 ‘늙은 주검은 젊은 주검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한다’는 어느 작가의 글귀가 자꾸 떠올랐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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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후 젊은이들을 비롯한 전반적인 일본의 사회분위기는 전범에 대해 몹시 회의적인 분위기였나 보다. 전작에서도 그렇지만 그들이 살아낸 방법과 태도에 대해 부정하고 비판한다. 글에서는 그것을 소리쳐 외치지 않는다. 그저 그런 분위기를 드러내고 그 속에 놓인 그들의 상황과 심리를 드러낸다. 전쟁을 이유로 세대간의 갈등이 심화된 것은 자명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어느때고 있어왔던 일이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우리 부모 세대가 젊어서 듣던 말이고 우리 조부모 세대 역시 젊어서 듣던 말이다. 요즘 애들에서 어느새 늙은 할아버지가 되버린 그들은 청춘의 수고와 열정이 억울하고 내심 자부심을 갖는다. 그것 또한 세대의 반복되는 변화일 것이다. 안타까움은 뒤로하고 얼마간은 적응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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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의 변화에 따라 세대가 화해하는 방법, 더불어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는 방법을 잘 터득해야 근사한 노인이 될 수 있다. 지혜와 너그로움이 동시에 요구된다.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많은 것이 요구된다. 나이를 공으로 먹을 수는 없는 것이다. 두렵다.
#부유하는세상의화가 #가즈오이시구로 #민음사모던클래식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궁금해서 한달에 몇 권쯤 읽는 지 세봤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는 한달에 대략 20권 즈음 읽은 것 같다. 그 모든 읽기가 의미있고 즐거웠던가? 모종의 강박에 시달리는 것은 아닐까? 또 생각이 많아진다. 훠이-

#쌍계차 - 감잎차

17-145
[ 창백한 언덕 풍경 - 가즈오 이시구로 ] 노벨 문학상을 신뢰하는 편이다. 수상작가의 글을 챙겨보는 편인데, 수상 전에 그 작가를 알고 있거나 그의 글을 좋아하는 경우들이 있고 왠지 만족스럽기도 하다. 가즈오 이시구로 역시 ‘남아 있는 날들’을 통해 먼저 만난 작가였다. 제목이 그렇듯이 서정적이다. 아마도 번역을 하며 제목이 가장 신경쓰일 텐데 직역이 아닌 의역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은 글이나 작가의 이미지에 더 잘 맞는 것 같다. -
- 이 세대는 이전 세대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것은 전 세계를 통틀어 왜곡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행위와 가치가 모두 정당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결과론에 의해 전쟁에 패한 것은 과거의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반증이라거나 내가 모성이 부족하고 이기적이이어서 내 아이가 불행하다.는 단순한 인과가 아니다. 과거의 당위성, 그 시대의 가치에 대해 단순하게 생각할 수는 없다. 우리가 받아들이고 인정해야할 것은 그 시대를 살아낸 개인의 수고와 불가피했던 시대적 요구를 잘 해결하고 지금에 이르게 된 사회의 변화와 그에 따른 세대간의 차이이다. 현재를 긍정하고 미래를 기대한다고 해서 과거를 부정해선 안된다. 현재가 있는 것은 과거가 있기 때문이고 현재는 미래를 만든다. 그것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지우고 없애고 무시하고 덮어둬선 열심인 현재도 멀끔한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 -
- 기본적으로 다정하다. 문체도 인물들도 다정하지만 그저 그렇게 그치진 않는다. 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다. 이렇게 저렇게 얽혀서 이렇게 저렇게 지나온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억울해서일 뿐이다. 패배가 억울하니 이유가 필요하고 과거의 노력이 억울하니 사과받아야겠다. 그것은 변했을 뿐이다. 그때와 지금이 다르고 그래서 변했고 지금 역시 미래와 다르고 변해가는 중이다. 우리는 결국은 짐작하며 살아갈 뿐이다. 지금은 지금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밖에. 나중에 그 때 그건 잘못된 던 것 같다고 누가 말하면. 조용히 긍정하며 변명하고 싶다.
‘그래 확실히 이제보니 잘못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 것이었다. 옳다고 믿었고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되버린 것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어쩌겠니. 나로써는 별 도리가 없었단다. 그 때의 세상은 그 만큼이었거든.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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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너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니키. 넌 네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해.” 237p

#창백한언덕풍경 #가즈오이시구로 #민음사모던클랙식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4
[ 거짓말을 먹는 나무 - 프랜시스 하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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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어딘지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부분이 많고 두서없는 느낌인데 화자가 아직 14세 소녀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된다. 끔찍한 동화와 정체성에의 확인과 좁은 세계의 시선에 대해 가족을 통해 그려냈다. 아무리 똑똑해도 인정받을 수 없는 3겹의 드레스를 입고 동생이나 돌봐야하는 14세 소녀가 늘 올곧고 지적이고 냉철한 아버지를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반면 아름다운 미모에 치장에 신경쓰는 어머니를 멸시하는 것을 보며 꼭 같진 않더라도 내 어릴적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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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고향에서 성장한 나는 종종 동네에서 아버지의 총각시절에 대해 들었다. 시골 동네의 훤칠하고 사람좋은 공무원, 집에는 우리 책보다 아버지 책이 많았고. 어딜가도 누구 딸이라는 말을 듣던 어린시절이었다. 더군다나 소극적이고 조용했던 동생을 더 아끼셨던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내게 기대가 많으셨다. 나를 힘들게 하고 늘 불만이 가득해 보였던 어머니를 이해하고 인정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부모 자식의 관계에서 벗어나 개인 대 개인으로 찬찬히 생각하다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만나고 가정적이지 못했던 아버지를 발견한다. 불가피한 현실을 인지한 후에나 가능한 것이었다. 다정하고 밝은 어머니는 어머니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일찍 알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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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을 먹고 나무가 자라난다. 음침한 냄새를 풍기며 시커먼 덩굴을 뻗는다. 불안과 공포와 긴장 속에서 시작된 속삭이는 거짓말은 순식간에 스스로 날개를 달고 제 몸을 키운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엄청난 것이 되버리고 만다. 어쩔 수 없었다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그렇게 해야만 했다고 해봐야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혼자 감당해낼 수 없다. 내가 아직 솔직한 지, 어처구니없는 거짓말로 시작한 실체없는 혼란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적어도 나 자신은 거짓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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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겐 깨끗한 새 영혼이 있어, 그걸 버리지 마!”
깨끗한 새 영혼까진 아니라도 깨끗한 부분이 조금 남았길 바란다. -
- 무릇 좋은 배우자란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 법이다. 그 외엔 반성하라! 나도... #거짓말을먹는나무 #프랜시스하딩 #RHK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3
[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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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나오기 전부터 기다렸다. 난징대학살을 소재로 삼아 일본 우익의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작가의 에세이에서 난징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읽었었다. 출간만 기다리다 구입했는데, 왠지 읽으면 안될 것 같았다. 김슨생이 먼저 읽고 너무 재밌고 잘 쓴 글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이 책을 읽고 다른 책을 읽으면 재미없을 거라고도 했다. 여러 이유로 미루다가 이제야 읽었고 역시 재밌었고 역시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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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 월드. 작가는 현실과 허구의 세계를 버무리는 데 탁월하다. 오래 글을 써왔기 때문에 잘하게 된 것이 아니라 20년 전에 읽었던 그것도 한참 전에 나왔던 ‘양을 쫓는 모험’에서도 그랬다. 그것은 하루키만의 신비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절묘하게 이어낸다. 이 세계와 저 세계의 틈을 보여주고 그 두 세계가 더는 두 세계가 아닌 세번째 세계가 되게 만든다. 마치 ‘닥터후’의 그 틈처럼 이 세계와 저 세계가 연결된 어떤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에서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도 종종 기묘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딘지 알 수 없고, 무언가 이상하고, 어쩐지 실재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 종 잡을 수 없고 비현실적이지만 실재하는 것 같은 어떤 세계 속에 잠깐 머물다가 돌아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 것이다. 생경하지만 매력적인 어떤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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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괜찮다. 아무래도 좋다는 기분을 준다. 내가 믿어왔던 것이나 정해진 규칙이나 당연시 했던 것들에 대해 과연 그럴까? 아닐수도 있는 건 아닐까? 그게 정말 중요한 걸까?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철학적이고 성찰을 동반하는 의문이 아닌 뭐 그래도 별 문제는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약간 헐렁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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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뭔가 다른 것을 할 때마다 책이 나를 잡아채는 느낌을 받는다. 더욱 이상한 것은 자꾸 딴 짓이 하고 싶다는 점이다. 책을 내려놓고 인형옷을 끄적거리다가 차를 우리다가 맥주를 꺼내고 이런 저런 잡다한 행위들을 한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는다. 이 세계와 저 세계 사이의 괴리가 줄어든 것만 같다. -
-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서 어떻게 받아들이게 만드느냐는 작가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만든다. 가치관이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내겐 물론이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제 3자, 혹은 의문의 인물에게도 그러리라 여겨진다. 물론 작가의 글을 좋아하고 아니고는 다른 문제다. 그 부분은 확실히 취향의 문제고 개인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렵고 짜증나는 글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쉽게 이해시키는 능력은 어물쩡 넘어갈 수 있는 능력과도 좀 닮았다. 요컨대 느슨하다. 얼마든지 다른 것들을 끼워넣을 수 있다. 확대하고 축소하고 확장하고 축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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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30대 남자가 이혼을 하고 겪는 약간 이상한 이야기. 재능은 있지만 스스로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을 깨달아가는 이야기. 거대하고 어두운 역사가 개인과 그 속한 세계에 조용히 작용하는 이야기. 어쩌면 사랑 뒤에 오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기사단장죽이기 #무라카미하루키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2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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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주의적 이상론자인 나는 ‘너는 나를 사랑할 의무가 있다’고 고쳐 읽는다.
주말에 갈비탕을 먹고 걸어오며 볼군과 나눈 대화의 마무리는 ‘나는 주인공이다’였다. 에반게리온을 시작으로 천국으로 이어진 대화의 마무리로 적절했다. 자기가 한 참 생각을 해봤는데, 이런저런 이유고 뭐고 필요없이 자기는 주인공이고 나도 주인공이란다. 각자의 삶과 각자의 몫. 그에 대한 답변으로 내가 한 이야기는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뭔가 대단하고 근사한 이야기를 꿈꿔서 같다고 했다. 아직 결론도 나지 않았고 내 이야기의 장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주인공이면서 들러리로 살아가는 것 같다고.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엄청 다양하다. 장르에 따라서 주어진 환경과 등장인물에 따라서 수백, 수천, 수억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고 다른 것 같으면서 비슷하다. 끝까지 내가 주인공이란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이란 슬프고 안타깝다. 우리는 주인공이고 결말은 주인공에 따라 좌우된다. 주인공인 동시에 작가라니 근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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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끝내고 싶은 이유는 너무 많다. 하지만 살고 싶은 것은 그저 살고 싶어서면 충분하다. 우리는 여러 문제를 안고 여러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데 종종 혹은 자주 제발 그만하고 싶다는 욕구를 마주한다. 다시 생각해보자. 죽음이 단순한 끝이고 종료라고는 누구도 확인시켜준 바가 없다. 훨씬 지독한 것이 훨씬 길고 끔찍하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 감각적이다. 문장이 늘어지지 않으니 휙휙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거창하게 쓰여지지 않아서 누구를 대입하든 공감이 가능하다. 이 시대의 속도와 닮았다. 나는 휙휙 읽으며 이만큼 왔는데 얼만큼 달라졌나를 가늠해본다. 나를 오래 알아온 사람들은 과거의 내가 가진 검고 어두운 느낌이 많이 밝아졌다고 말한다. 색이 바뀔만큼의 변화라면 나는 꽤 달라졌고 더 달라질 가능성을 가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달라진다. 변한다. 가 무조건 좋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변화를 기대한다면 넘어질 것 같은 상태로 페달을 힘차게 밟으면 된다.
#나는나를파괴할권리가있다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작가가 쓴 책 전권을 소장하고 싶은데- 최소한 문학동네에서 나온 것들이라도 모두 모아 줄 세우고 싶은데. 꽤 많구나-끄응

17-141
[ 목 부러뜨리는 남자를 위한 협주곡 - 이사카 고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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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책을 두어권쯤 읽었고 구판 ‘사막’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책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이 책 역시 엄청 재미나다거나 인상적이라는 느낌은 아니다. 살인사건, 시간왜곡, 빈집털이범 등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잔잔하고 일상적이다. 그것이 아름답게 그려진 것도 독특하게 씌여진 것도 아니고 그저 그렇게 당연하고 자연스레 씌여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사건은 발생한다. 왠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목 부러뜨리는 남자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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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소설이라서 모든 이야기가 긴밀하게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인물이나 사건이 슬쩍 걸쳐져 있다. 크게 웃을 일도 울 일도 아니고 잔잔하게 미소지을 것도 아니지만 종종 끄덕이게 된다. 이렇게 저렇게들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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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우리는 신을 찾고, 그 신에게 따진다. 대체 어디 있는 거냐고 뭐하길래 이 지경이 되도록 신경도 안쓰고 있느냐고 따지고 원망한다. 나는 지극히 종교적인 대답을 할 수 있지만 나름의 깨달음이 있었지만 이 소설에선 재미난 답변을 준다. 그 답변에서 그래도 신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게 한다. 신은 우리를 버린 것도 포기한 것도 아니다.

#목부러뜨리는남자를위한협주곡 #이사카고타로 #현대문학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17-140
[ 양과 강철의 숲 - 미야시타 나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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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슨생은 ‘아름다움’이라는 메모를 남겼다. 피아노와 피아니스트와 조율사 그리고 듣는 사람. 음악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들려준다. 그것을 어떻게 듣느냐는 내 몫이다.
사실 더 말할 것도 없이 성실하고 다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한 학생이 조율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그 안에서 추구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 순진한 마음까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것이다. 종종 이렇게 맑고 밝은 이야기를 만나면 아, 역시 그렇지- 세상은 아름답고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이유는 내게 있었지. 너무 익숙해서 매순간의 기적을 감동도 감사도 없이 지나쳐 와버렸구나. 반성하게 된다. -
- 좋아하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것,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 재능이라면 내겐 무엇에 대한 재능이 있을까? 내가 질리지 않고 지치지 않고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내년이면 마흔인데 난 여전히 잘 모르겠고,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들과 함께 자아정체성을 찾아 떠나야만 할 것 같다.
#양과강철의숲 #미야시타나츠 #예담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책배고자는고양이

17-139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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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버린걸까를 한참 생각하다 보면 잠깐 시작이 어디었지?하고 원점으로 돌아온다. 가벼운 농담, 약간의 용기, 작음 호기심 따위에서 시작된 그것이 어째서 이토록 집요하게 따라붙어 옭아 메는지 알 수 없게 되버린다. 도돌이표. 생각을 거듭해도 여전히 원점이다. 고작 그런 것 따위가 일을 이 지경으로 몰고왔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아니 납득할 수가 없다. 대체 어디까지 계산하고 얼마나 조심하며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시시각각 긴장의 날을 세우고 기민하게 대처해야만 겨우 나를 지킬 수 있다. 삶이란 지독히 위험하고 위태롭다. -
- 별 일일 수도 별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어느날 덜컥 벌어진 어떤 사건일 수도 있다. 지나가는 농담이 될 수도 있고 인생을 뒤흔드는 충격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무수한 사건과 사고 속에 우리는 놓여진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몫이어야 하는데, 왠갖 참견과 간섭이 넘쳐난다. 남의 얘기는 쉽고 남의 사건은 갈등없이 흥미진진하다. 다정한 이웃이나 위로자가 될 수도 있고 교묘한 사기꾼이 될 수도 있다. 당사자와 주변인. 정작 당사자는 선택이 어렵고 주변인은 쇼핑하듯 선택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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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집.속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난 ‘밀회’가 가장 좋았고 실제로는 ‘오늘의 커피’를 꿈꾼다. 다행히도 얻어맞을 일보다는 후려쳐줄 일이 많다. 언젠가를 위해 커피숍도 좀 다니고, 손힘도 좀 길러둬야겠다. 거듭 생각하기 억울하고 서러워 적당히 용서하고 열심히 지운 기억들이 언젠가 나를 가볍게 떠날 상상을 하니 즐겁다.
#무슨일이일어났는지는아무도 #김영하 #문학동네 #책 #book #읽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gram #readordrink #끄적끄적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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