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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진이, 설지영이 아빠 설우석이  스튜디오악실. 실내 건축 문의 01046861984.

몇 주를 비운 집인데 한 이틀 집에 가만 있다 보면 집이 제일 불편하다. 진짜 막 불편해 죽을 거 같다.
쉬는 시간, 쉬는 날, 쉬는 달, 쉬는 때. 모두 고통이지 않았나. 그렇다고 부지런하지도 게으르지 않지도 않으면서. 왜??
그래서 지난겨울 사람이 돈 없이는 살아도 일 없이는 못 산다 해 놓고도 때 맞춰 또 돌아오는 일 자체에 대한 질림.
에라이 슈발 하고 나왔는데 와 봤자 지난주 오픈한 현장. 참~~ 답 안 나오는 깝깝한 양반이제~~

일반적인 마감주의 좌수.

업무 사유 외출 환자 미복귀. 왼손은 거들 뿐. #덩실타

내일 퇴원. 일주일 동안 가만히 누워서 몇몇 관계에서 거래처럼 유동하는 것들이나 쓰임새, 그와 관련된 인간성들을 간접적으로 느꼈다고 말하면서 직접적으로 느꼈다. 간사한 삼사십 대와 수치심을 모르는 오십 대여. 괜찮다. 먹고사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겠지. 뜨끔하는 그 양심이 우리 관계의 기초다. 내일 보자.

1. 마감 사나흘 전 사용성 문제로 급하게 변경된 주방 서스 벽 구조가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쩌다 실용성이 첫번째, 디자인은 두번째 아니냐고 깝짝거리는 동네 가게 사장 한 양반은 한대 후려치고 싶기도 했었고. 그렇다 쳐도 그 몇천 사이즈 서스 마감 한가운데를 디귿자로 파내는 데에는 사장님 두분 내외와 내가 서먹한 미팅때 주고받앗던 구조 고민과, 두어명의 도면 작업자의 노고와, 조반장의 꼼꼼함과 한반장의 야마리가 있었다. 그걸 잘라내야 하면 가굽적 내가 보이지 않는 구조를 이해하면서 매끈하게 잘라내야하고, 최소한 하자는 안 생기게 마감을 하고 싶엇는데, 위험하고 잡스러워서 아무도 하기 싫어했고 맡기기도 싫었다. 있는 직소기로 대충 따내고 조반장이 꼼꼼하게 걸어놓은 상에 그라인더를 갖자댓는데, 슌간 톱니날이 새끼손가락 위을 탕 치더니 옷에 감겨 빙빙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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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끼손가락이 너무 아팟다. 새끼손가락이 잘린줄 알고 걔뷰터 봣는데 걔는 잘 붙어있고 에엥 손바닥이 반으로 쩍 갈라져 있었다. 삶아서 터진 소시지처럼. 찢어낸 연습장처럼. 막 하늘이 노랗고 구역질이나고 땀이 나고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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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병원 도착해서 한시간쯤 지나고 나서 또 이사람 저사람한테 농담하기 시작햇다. 천성은 못 버린다. 머리통 깨져 봐야 정신 차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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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프고 예민하고 귀찮은데, 작년만 같아도 호통으로 병실 초토화 시켰는데 누구 하나 밉지가 않았다. 우석씨 어머님한테는 말씀 안드릴게요 라고 말하는 실비보험 아줌마도 고미웟고 안받는@전화를 다섯통이나 하는 조반장도 고마웟고. 이틀내내 궁시렁거리더니 갑자기 다들 착착착 일정 맞춰 내일 일요일까지 나온다는 다른 반장들도 고마웟고, 방금까지 마감때문에 둘다 신경 예민했는데, 현장은 뒤도 안돌아보고 좀만 참으라고 나 태우고 수술부터 시키고 일부러 현장얘기 안꺼내고 밤에 또 과자봉지 사들고 온 산이 사장님도 고마웠고, 그냥 무조건 빡쳐하던 도라이도 고마웟고, 오늘은 숙박이 불가한 관계로 반값 환불해준 호텔 사장님도 고마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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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엄마 컴츄터 즐겨찾기에 내 인스타 주소가 잇는 걸 안다. 자식 소식을 그렇게 얻는 엄마가 보는 줄 알면서도 내색을 하는 이유는, 살만해서 이다. 옴마는 안다. 당신 아들은 몸이건 마음이건 진짜로 아플때는 두배 더 건강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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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운이 참 좋다. 톱날이 처음에 새끼손가락을 탕 치고 지나가지 안ㄹ앗으면 손목이 반쯤 달아낫을 거란다. 지금 다친 부위도 신경이니 힘줄이니 딱 바로 위에서 멈췃다고. 글라인더에 다친 수술 환자랑 저녁 메뉴 얘기하면서 수술하기는 처음이라고.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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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떤 사건의 전개에는 수많은 앞선 전개들이 있다. 뒤에는 잇다른 사건들이 있고. 다른 전개들이 있겠지. 작용과 반작용. 사건과 사건. 이야기와 이야기.
나는 왜 다쳤으며, 다쳐서 얻은 것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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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반성 비슷한 것과- 서운함에 대해 무심해 지는 내 나이와- 사람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
그래도 듣기 싫은 것은 - 그러니까 영업이나 설계만 하세요. 라는 조언. 왜 현장에 집착을 하느냐 라는.
아는 게 모자라고 더 알고 싶으니까. 모르는 게 뭔 죄라고 감출것이며 가르쳐달라고 말하는 게 뭔 신세라고, 일 따고 돈 주는 입장을 고수하라는 것인지.
돈을 지불했으니 일을 똑바로 하세요. 라는 영원히 주제파악 못하는 사고방식은 나한테 없음을.
내 성격인데 뭐. 내 수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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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러고 보니 작년엔 오른손이 부러졌었는데 올해는@왼손이 작살낫다. 그런 것도 경험이라고 한손 못 쓰는 모드 전환이 얼마나 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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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마취가 풀리나. 이제 좀 아프다. 현장도 궁금하고 사랑하는 여자랑 스킨쉽도 하고 싶고 엊그제 산 웃긴 책도 읽고 싶고 햄버거도 먹고 싶다. 일, 섹스, 유머, 식탐. 단촐한 욕구의 인생. 다치거나 말거나. 어제의 순간도 내 몸에 흔적으로 남앗다.
저쯤 난해한 마무리는 뭐 조반장이나 한반장한테 하라고 하지 뭐. 혹은 사장님한테 이건 추가 작업이니까 따로 사람을 불러서 마감하세요. 러고 말하는 게 나을까 라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손부터 나가고 톱날이 탕 튀어오르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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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움. 그래도 역시 나는 니 일은 내 알 바가 아니지. 라는 식으로 일을 못하겠다.
공사하고 돈받앗으니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서 생긴 하자는 말 마쇼. 라고도 못하겠고, 내 사람들한테 돈 줬으니까 위험하거나 말거나 하기 싫거나 말거나 하쇼. 라고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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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나는 내가 귀하고. 나는 내가 좋다. 진짜로.

이틀만에 끝나는 걸.

복잡한 구조에 2층 통, 1층 단독 입구, 도면에 없는 자동문들, 노출 천장에 배관 육만육천 개, 목재 마감, 인성 안 좋고 궁상맞은 건물주. 소방 설비 지옥이었다. 그래도 잘 넘겼고 소방 공부 다 함. 산이 사장님 영혼 털렸네.. 결제가 남었기 때무니죵..

쩍쩍 갈라진 입술이 한도 끝도 없이 찢어져 겨드랑이랑 연결되기 직전에. 기름 폭탄.(혼자 이런 거 사러 절대 못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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