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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빈  ,스물하나 ,통영 ,🎗

http://blog.naver.com/anjffk123

너가 그토록 가지고 싶어하던 얘기들과 내가 그토록 원하던 너. 그것들이 욕심이 되기 시작했었고 결국 불안이랑 실망과 엮겨 우린 이렇게 되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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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어. 아마 너도 그랬겠지. 너가 원하던 얘기들이 내가 손을 뻗으면 할 수 있던 것이었고 내가 원하던 너도 손을 내밀 수 있었어. 그런데 우린 그러지 않았어. 서로를 사랑했었다는 좀 웃긴 변명이긴 하지만 난 그랬어. 너를 사랑해서 손을 못 뻗었어. 그게 사랑이 아닌 거 같았고 난 사랑을 주고 싶었었어. 너도 그랬던 걸까. .
시간이 갈수록 너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불안했어.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고 하루종일 안절부절하며 너와 연락을 하고 너를 갈구했어. 그리고 넌 항상 매몰찼지. 너의 얘기를 일기장에 쓸 일이 아니면 나와의 만남을 꺼려했고 난 그런 특별한 이유를 감당하기엔 조금 피폐했었나봐. 왜 넌 나를 알아주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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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니 이기적이었네. 너도. 나도. 사실 우린 서로를 원하지 않았던 걸까. 서서히 뒷걸음질을 치다 돌아서고 싶었던 걸까. 마음이 여린 너와 나기에 한번에 돌아서는 것이 무서웠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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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예쁘게 떴어. 낮에는 구름이 예쁘게 떠다니는 맑은 날이었고. 왠지 비가 와야할 거 같은 기분인데 그런다고 비가 올리는 없지. 뭔가 이상하네. 우중충한 기분인데 그렇다고 눈물이 날 거 같진 않아. 그냥 생각보다 바람이 시원하고 구름이 하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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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질 ,김상빈

텅 비어버린 머리를 부여잡고 짜내는 무언가. 굳이 이렇게까지 꺼내야하는 것인지, 막상 보면 쓸모없는 것인지 알 수도 없는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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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시간 가는 것이 탐탁치 않아서 멍하니 시계를 본다. 그것이 더 어리석은 짓인줄 깨닫는 데 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지만 깨달은 후에는 잠이나 잘까하며 뜬 해를 모른 채 하며 블라인드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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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천장을 보며 나의 친구들의 소식에 부러움과 내 처지에 허망함. 때로는 내 처지는 생각이 안 날 정도의 연민과 동정을 품는다. 눈을 감고 그대로 잠에 들지 못하는 그런 잡다해보이는 장면이 나의 몸을 보는 시선에서 한참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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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멈추어있던 것을 다시 시작하려 점을 찍는 순간에 희열과 얼마 긋지 못하고 느껴지는 고단함. 아마 고단함은 변명에 가깝다. 허기짐마저 귀찮고 잠드는 것마저 무서운 이유가 들어간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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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머리가 가득 찼지만 끝내 무언가는 찾지도 못하고 다시 개워내는 속. 헝클어진 이부자리를 다시 정리하고 누워봤자 짧은 뒤척임에 더러워지는 잠자리와 같다. 난 뭘하고 있는 걸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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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 ,김상빈

손바닥에 뭐가 있나 ,,,

아빠 출근해서 삐짐

사실은 별로 의미없는 것에다가 무언가를 새겨 넣으려 안간힘을 쓰다 결국 주저 않았던 날들. 오랜만에 본 무언가를 보며 처음과 다르게 눈물을 쏟던 날들. 손을 흔들지 않아도 인사가 되던 이들과 악수를 하는 날들. 꼬깃한 지폐를 모아 끼니를 때우는 날들. 좁은 방안에 틀어박혀 희미해지는 날들에 억지로 색을 덧칠하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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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어제가 되어야 웃을 수 있는 지금의 모든 것들에 한탄하는 어리석은 나와 그런 나를 보며 비웃는 사람들. 현실이 무엇이라고 그렇게 중요하냐 하는 뭣도 없이 올라간 내 머리 위에 사람들. 한껏 들이마신 새벽에 오직 우울만 있을 때 느껴지는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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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들까 누워 눈을 감으면 그제야 들리는 시계침 소리. 멍청하게 다시 휴대폰의 작은 불빛을 찾다 맞이한 아침이 밝아오는 세상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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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신념과 그와똑같은 안일함. 알약을 한 알 먹고 잠에 들어 다시 맞이하는 어둠. 낮이 로망이 되어버린 축 처진 몸뚱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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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김상빈

그는 울고 말았다. 버티고 참다 새어나온 한숨과 신음이 결국 통곡으로 이어졌다. 아주 소중한 것을 잃은 그의 울음은 마음이 쓰라리게 처참했다. 좁은 방안에서 뭣도 없이 몸뚱아리를 잡고 울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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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존재한다고 하였던 어떤 이를 원망했다. 어째서 내리막길은 꼭 행복할 것처럼 말했냐고. 오르는 것이 두려웠던 그는 내리막길을 상상하며 떨리는 무릎을 잡고 올랐었다. 그리고 정상. 정상의 경치는 그저 그랬다. 그런 풍경을 본 그의 내리막길은 가파른 경사의 두려움 뿐이었다. 결국 헛딛은 발에 온몸에 상처가 나도록 굴렀다. 피가 나고 서러웠지만 참고 일어나 그대로 길을 걸었다. 삶의 희극을 바라는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극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일단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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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처가 여물 때쯤 그는 다시 굴렀다. 이제야 괜찮다 생각했던 그에겐 몸의 고통이 아픈 것이 아니었다. 그는 울고 말았다. 풍선을 놓친 아이처럼. 평생을 같이 하던 할배가 눈을 감는 것을 보는 할매처럼. 모든 걸 보여준 그에게 이별을 받은 그녀처럼. 슬픔뿐인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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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그치고 아직 여운이 떠나기 전 그는 기도했다. 부디 희망을 보여달라고. 반짝이는 별 좀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아파도 되니 제발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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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김상빈

비가 억수로 내림

무릎이 더이상 굽혀지지 않는다. 앞은 여전히 트여 있고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다. 땀으로 젖어버린 옷을 갈아입고 싶다. 쉬고 싶은 게 아니다. 그만하고 싶다. 나를 욕해도 되고 반대로 복돋아 주어도 된다. 어차피 내 귀는 이미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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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처럼 떼쓰며 안기고 싶다. 낮간지러운 소리 없이 울며 안기면 나를 따듯한 손으로 달래주었으면 좋겠다. 소매로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가슴팍에 날 끌어당겨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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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버린 어깨가 아프다. 여전히 피가 흐르는 상처들이 쓰라린다. 쓸데없이 대담하던 지난 날들이 후회스럽다. 멍청했었다. 아프면 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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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좀 안아줘라. 상처에게 괜찮냐 물어줘라. 투정을 부리고 마음 약한 소리를 내어도 사실 난 포기하지 않을 테니 그냥 잠시 내 앞을 지켜줘라. 난 아직 어리고 약해서 사소함에도 신음이 나오니 나를 좀 토닥여줘라. 연민도 동정도 그것이 걱정에서 나온 진심이라면 아무런 상관 없으니 제발 나를 좀 안아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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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괜찮아. ,김상빈

풍경을 일그러뜨리는 억수같은 비와 아프게 귀를 쑤시는 천둥번개의 굉음. 날이 좋지 않다. 침묵을 유지하는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조용한 마음. 딱히 일이 없는 하루들. 어쩔 수 없이 찾아온 허기짐에 냄비에 물을 받아 라면을 끓여 먹으며 적적함을 달래려 TV를 켰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화면을 채우지만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비운 냄비를 설거지통에 넣어두고 방에 들어가 그대로 누웠다. 우중충하고 어두운 방엔 불빛 없이 우울하다. 우아한 클래식. 흥겨운 재즈. 슬픈 발라드. 격앙된 롹. 어떤 음악도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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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아무런 이야기 없이 누워있으면 당연히 설렘은 없다. 혹여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무엇이 있을까 뒤져봐도 없다. 혼자 있어도 두근거릴 수 있지만 뭣도 없으면 당연히 심장은 일정하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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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가 귀를 채운다. 침묵으로 일관된 자세는 어느새 웅크림으로 얼어붙고 지독한 외로움이 이불이 된다. 이런 날들이 오랫동안 반복되고 결코 익숙해 지지 않을 줄 알았지만 지금 나에겐 당연해져버렸다. 머리맡에 베개가 하나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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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있을까 ,김상빈

꽃다발을 든 남자는 여자에게 청혼을 하러 가는 길이다. 그다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마음에 가득 들어찬 것은 설렘과 행복이고 아주 조금 혹시 싶은 두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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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오랜 시간 여자와 사랑하였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게 사랑한다. 요즘도 여자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 새삼스레 잡은 손 때문에 두근거린다. 사랑을 나눌 때면 마주 보는 눈동자에 사랑한다는 말이 새어 나온다. 틈만나면 함께 해주어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그렇기에 가끔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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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여자는 남자에게 신호를 보냈다. 평소엔 들뜬 남자가 먼저 꺼내는 함께의 내일을 한참동안이나 먼저 물었다. 사소한 영화 개봉일과 준비가 필요한 긴 여행.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와 결혼식에 대한 로망. 그리고 아기. 남자는 여자를 꼭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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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주목 받는 것을 싫어하는 여자를 위해 식당을 굳이 예약하지 않았다. 어바웃 타임의 프로포즈 장면을 가장 좋아하는 여자도 그것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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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Evans의 Waltz for Derby가 어울리는 조용한 언덕에 남자와 여자가 서있다. 영화 라라랜드가 떠오르는 모습. 남자는 여자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짧은 약속을 건넨다. 사랑하리. 여자는 우아하게 꽃다발을 건네 받고 터질듯한 감정을 키스로 남에게 대답한다. 둘은 그 어떤 그림보다 황홀한 색의 밤을 지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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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김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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