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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밑  -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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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난 자리에는 무엇이 남는걸까. 네가 좋아해서 처음 들었던 노래를 이제 나 혼자 듣고 너 혼자 좋아했던 취향의 영화를 이제는 너를 의식하지 않고 너 없이 찾아서 본다. 마치 처음부터 내 취향이었던 것들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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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다면 지금은 없는 그 사람의 취향도 이제 나와 분리될 수 없는 혈액이 되어 앞으로 살아갈 내 안에 흐를 것이다. 그리고 나또한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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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두사람의 뜨거웠던 그 마음들은 어디로 가버린걸까. 마침표도 찍지 않고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 자신의 사랑을 이어갔을까. 애초에 불을 지피면 안될 곳이었어서 급한 불을 끄는 것처럼 후- 불어버렸을까. 너를 다시 생각하면 뒷맛이 텁텁한 것이 너의 꽃말은 씁쓸함이었을까. 처음의 달았던 너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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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사랑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지 않다. 이럴수록 더 사랑하고 싶다. 아니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사랑하고 싶지 않다. 아니아니 사랑하고 싶다. 아니싶어. 아니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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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어려운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새롭게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도 겁나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가까워지고 나서 계속 그 곁에 남아 있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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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욱 어려운 것은 진심. 그래요, 진심인 마음으로 오래토록 곁에 남아있는 것. 그것이 세상 가장 어려운 것들 중 하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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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것을 바랍니다. 선한 진심이 아닌 다른 필요에 의한 목적이라면 긴 시간동안 내 곁에 있다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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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성숙한 사람은 아니라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마음을 주거나 퍼주는 그런 성격은 되지 못해요. 아마도 마음을 쓰는 행동들 사이사이에는 내가 당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만큼 당신도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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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을 틈틈이 당신에게 이야기 하는 의미를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당신 이야기를 내 일 마냥 진지하게 미간을 찌푸리고 듣는 진의를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늘 괜찮다는 말이 입에 배여 버린 사람이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속마음을 당신에게만 꺼내게 되는 특별함을 눈치 채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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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게 그만큼의 당신을 내어놓는 그 진의가 나의 진심과 같은 색깔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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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없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보고픔은 차올랐고, 다시 시작할 수 없음을 알면서 한참동안에 한참을 더한 시간동안 미련을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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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내 공간을 깔끔하게 유지하던 습관과 마음에 누군가가 가득 들어와 있다가 빠져나갔을 때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은 별개의 능력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한없이 어질러진 마음을 방치하고 하루를 시작하고서는 일과가 끝나고 돌아와 다시 어지르기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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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라며 주변사람들로부터 등 떠밀려 누군가를 소개받거나 억지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그 사람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동안의 단편적인 설렘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지금 비어있는 그 자리는 왠지 비워둬야만 할 것 같은 불편한 생각이 훨씬 커서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정리하게 되었다. 비어있지만 아직 누군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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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별하고서도 혼자 계속해서 연애를 이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밝힌 초는 심지가 짧아 일찍 사그라 들었지만 내 것은 그러하지 않았으니까. 미리 잘 정리하는 당신에게 눈치도 없이 이별하고도 활활 잘 타오르고 있었다. 이별한 후에 보여준 당신의 한결같은 냉정함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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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내 연락에 대답이 없고, 홀로 보고싶다 해도 만날 수도 없으며 나를 얼마나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알 수도 없지만 나는 예전과 다름없이 아침에 눈을 뜨면 혹시나 연락이 와있을까 하는 생각에 전화기를 확인했고 추억이 있던 장소에 저절로 발이 가면 가는대로 옮겨가 혼자서 둘만큼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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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없는 기대로 시작해서 철저히 혼자임을 확인하고 잠이 드는 나날들. 깨어있을 때에는 한없이 감정에 휘둘렸는데 그래도 자고 일어나며 달력을 하나씩 지워 가면 조금씩은 나아졌던 것은 이별은 잠이 맡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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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에 부산으로 발령이 났어. 멀리 있으면 네가 힘들어 질 거 같으니까 우리 그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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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유학 가면 연애하기 어렵겠지. 여기까지 하자. 너 생각해서도 계속 연애하는 건 아닌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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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고 나니 급바빠져서 연락하기가 힘드네. 그래서인지 너가 힘들어보여. 앞으로도 계속 이럴텐데 나도 미안하고.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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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공부 시작하게 되면 지금처럼 자주 보지도 못하잖아. 지금에라도 네가 좀 더 자주 볼 수 있는 사람 만나서 좋은 연애 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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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연애하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좀 있어. 다른 사람들 연애하는 것처럼 잘해주지 못할 거 같아. 너한테도 미안하고. 헤어지는 게 낫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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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다가 힘든 시기가 없다면 참 좋겠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밝았던 만큼 그늘지는 시간도 있을 것이고 그 시기를 잘 견뎌내야 우리도 열매 맺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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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먼저 손을 놓겠다고,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든 시기를 같이 견뎌낼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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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연애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 적 없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하더라도 규칙적인 연락과 믿음만 있다면 내 할 일을 하면서 꿋꿋이 살아갈 자신이 있었다. 당신이 당장 경제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애초에 그런 것들을 바라고 당신을 만난 것은 아니었으니까 내가 바뀌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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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먼저 자리 잡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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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그러하길 바랐다. 지금 이만큼 힘든 상황이지만, 조금은 당신에게 부끄러운 현실일지 모르겠지만 내게 함께 해달라고, 그런 상황일수록 나를 더욱 꼭 붙잡고 놓지 않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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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다. 마치 영화 속, 연료가 한정된 비행기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제일 먼저 비행기 밖으로 버리는 것처럼, 항해하던 배에 구멍이 나서 계속해서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제일 부담이 되는 화물을 바다에 내던져야 하는 것처럼 당신이 큰 변화를 맞이하는 길목에서 나는 가장 먼저 놓아야할 대상이었다는 것이 더 없는 슬픔으로 다가왔었고 상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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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당신의 미래에 포함되지 못했을까', '내가 괜찮다는데 왜 당신이 나의 힘듬을 미리 재단해서 결론 내렸을까' 라는 질문을 한참동안이나 스스로에게 몇 백번이고 묻고 있었고 그저 그 정도의 마음만큼만 나를 좋아했었던 것이라는 결론만이 안타깝게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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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다가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유난히 가슴이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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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이 부족하면 목이 타지만 누군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 있어도 기대했던 감정이 한참 채워지지 않을 때에는 가슴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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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감정이 반복되다보니 사소하다 싶을 수 있는 것들도 다 신경 쓰였다. 손을 잡고 걸을 때 예전보다 느슨하게 잡는 것이 괜히 마음이 줄어들어서 그런 것만 같고 헤어지는 시간에도 늘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그 사람이 요즘은 뒤를 돌아봤을 때 없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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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절하게 여기는 연애는 왜 매번 내게는 미지근하고 건조하게 느껴지는지. 왜 그토록 거창하게 시작하고 허무하게 끝나야만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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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면 과거에 내게 너무도 간절했던 사람들이 문득 떠오르곤 한다. 나 하나만 바라봤던 사람, 나와 관련된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다 뒤로 미루고 몸이든 마음이든 달려와서 함께해줬던 사람, 너무도 믿음직해서 낮이든 밤이든 굳이 내가 자잘한 연락과 간섭을 하지 않아도 됐던 사람, 매일 같이 헤어짐이 아쉬워서 입이 뾰족 나와 있던 귀여웠던 그런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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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사람들이 내게 간절할 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들로 나는 그만큼 간절하지 못했다. 내가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마치 우리는 같은 요리에 함께 담길 수 있는, 합이 잘 맞는 재료들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상대만큼 마음이 없었던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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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거나 미련이 남아서 생각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상황에서 서운한점이 있다면 과거 같은 상황에서 따뜻함을 느꼈던 추억이 본능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다. 지금 같은 감정일 때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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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당시 나와 같이 있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혹은 혼자 있던 시간에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과 같은 기분이었겠구나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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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서로에게 간절한 사람을 남들보다 빨리 알아보고서 크게 실수하지 않고서 평생을 함께 지내기도 하고 누군가들은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서도 미련하게 놓쳐버리고 한참을 방황하며 다시 찾아 해매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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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슴에 사랑이 계속해서 자라난다면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여정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간절한 사람이 내게도 간절한 그 마음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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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연애는 새벽2시에 시작해서 5시에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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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의 짙은 감정에 취해 많은 약속들을 쏟아내고 평생을 함께할 듯 섣불리 미래를 말하다가 결국 떠오르는 해 한번 보지 못하고 눈감아야 했던 허울 뿐인 뜨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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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한사람이 자리를 비웠던 것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간밤의 행동들은 외로움과 취기가 섞여 했던 것이었다고 합리화를 하고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서는 어색한 짧은 인사와 함께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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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던 사람은 그런 마음도 모르고 페이지수가 많은 노트를 이것저것 비교해가며 한권 샀을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를 기록할 설렘을 가득 안고서. 결국 행복으로는 한페이지도 다 채우지 못하게 되어버린 남은 공간에는 원망의 말들로 채워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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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당신은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감이 없었고 나는 그런 당신에게 의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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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무언가 크게 없었다는 것은 같았지만 그 빈 공간에 일방적으로 그리움을 채워가는 쪽은 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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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안되는 부분들이 내가 매력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그것과 다르다면 그래도 그 사람과 연애를 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물러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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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과거에 한순간의 매력에 눈이 멀어 그 사람과 꼭 따져보아야 할 부분들을 간과하고 연애를 시작했고 보란듯이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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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그사람이 일방적으로 바라는대로 교회에 1년간 빠지지 않고 나가보기도 했고 상대방에게 저의 취향을 은근히 강요했던 미련한 연애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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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매력적으로 느끼지만 때로는 만나지 말아야 하는 사람도 있음을 깨닫게 해준 것이 경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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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부분들이야 맞춰나가면 되는 것이지만 각자에게는 변하기 힘든 가치들이 있죠. 이해도 하기 어렵고 타협도 어려운 부분들 말이죠. '사랑한다면 서로 맞춰가면 되지'라고 말하지만 막상 연애해보면 그렇게 말처럼 쉽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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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부분들이 맞지 않는다면 당장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부딪히는 나날들일텐데 그때 가서야 내 기준에 상대를 바꾸려 하는 것은 건강한 사랑이 아니겠죠. 강요하는 쪽도 물들지 못하는 쪽도 모두 행복하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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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사랑에 빠지는 것은 너무 낭만적이고 아름답죠. 그것마저 반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러한 순간에도 머리 한켠에서는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한번 생각해보고 상대방과 그부분이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밀어내는 것이 내다봤을 때 나와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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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알던 단어가 헷갈릴 때, 예를 들면 목배게인지 아니면 목베개인지, 스튜어디스인지 스튜디어스인지. 그리고 매번 쓰던 띄어쓰기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을 때에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다시 검색으로 기억을 바로잡아봅니다. 정확하지도 않을 나의 직감에 확신을 갖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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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다른 기억들과 뒤섞여가는 데도 바로잡아줄 사람 없이 희미해져 가는 것. 이별이라고도 해요. 함께했던 사소한 부분들을 잊었을 때, 서로에게 중요한 숫자들이 생각나지 않을 때 서운해하거나 때로는 삐지고 나무랄 사람이 없어진 것, 그래서 더 슬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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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정확히 며칠이었는지, 당신이 좋아했던, 유독 이름이 길어서 늘 내가 메뉴판을 보며 더듬더듬 읽어야만 했던 그 커피는 무엇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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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너무도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를 영화관 제일 뒷라인 오른쪽에서 봤었는지 왼쪽이었는지, 당신이 좋아했었던 그 가수를 애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나를 왜 좋아한다고 했었는지, 그렇게 말하던 당신의 웃음소리, 그리고 수줍어 고개를 돌릴 때 나던 향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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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가리지 않고 희미해져 가요. 어떤 대화들은 앞뒤가 뒤바뀌기도 하고 어떤 장면들은 통째로 사라지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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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내가 그 사람과 사랑했었다’는 사실 자체와 몇몇의 낱장 같은 추억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추상적인 이미지만 남아요. 그것들마저 연연하지 않게 될 때가 더 이상 우리에게 이별이 아닌 날 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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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만 어떻게든 피해가려는 머뭇거림
늘 타이밍 좋게 맞아 떨어지는 변명과 핑계
기약 없이 마무리 되어지는 대화들
진심 없는 웃음
급격히 줄어가는 스킨십
무덤덤함
간소화되는 데이트
짧아지는 대화
상대의 말 그대로를 믿지 못하는 가슴
거절마저 귀찮은 침묵
해소되는 것 없이 자꾸만 터져만 나오는 갈등
충분히 알면서도 외면하게 되는 마음
상대의 일상에 대한 무관심
나 혼자 비어가는 시간들
반면에 늘어가는 너와 타인과의 약속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만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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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멀어짐’의 여러 가지 징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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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내게 담아왔던 수많은 너의 이야기들은 요즘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우리사이의 어색한 공기를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그걸 뚫고 나오는 너의 미소들은 어떤 의미일까, 서서히 우리를 정리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미 정리를 마치고 내게 마침표를 찍으라는 눈치를 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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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지하게 우리에 대해 묻는다면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차갑고 냉정한 말들로 나를 찌르지 않을까, 나는 그게 두려워. 아니, 아직 어떤 마음의 준비도, 너를 정리할 생각도 없었는데 너의 독단적인 의지대로 나도 더불어 우리를 잘라내야 한다는 그것이 두려워. 그래서 굳게 마음먹고 너를 만나더라도 말머리를 자꾸 돌리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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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복잡한 내 심정과는 상관없이 너는 요즘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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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게 속상해. 내가 너의 가장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가 어찌되어도 상관없는 변두리로 되어버린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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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혼자 아쉬웠던 것이겠죠. 먼저 손을 놓은 사람은 이미 혼자서 마음을 다 정리하고 손을 놓는 경우가 많아서 이별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괜찮아지기도 하니까요. 오히려 홀가분해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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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은 매번 더 많이 표현했으면서도 남겨진 이유가 자신이 상대에게 덜 해줬기 때문인 것만 같아요. 더 주지 못한 것을 탓하며 홀로 어두워져요. 그것이 이유가 아닐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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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많이 좋아했었다고 말하고 싶은거죠. 그간 닫혀있던 마음이 쉽게 움직인 것이 당신이어서 그런 것이었다고, 어렵게 시작한 만남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거짓은 없었다고, 방법에 부족은 있었지만 마음의 부족은 아니었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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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마주할 일이 없을, 나의 어떤 말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죠. 내가 조금 궁금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마저 먼저 손을 놓은 당신 마음의 안녕을 위한 부분이 더 크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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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말해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어떤 관계에 있든지 상관없이 난 늘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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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닮아서 서로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고 달래주기만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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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지난 연애에서 상대방이 먼저 움직여 줬던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누구라도 먼저 달래주며 다가가야 할 때 자신의 서운함을 앞세우며 서로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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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닮아서 사랑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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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연락하고 가끔씩 만나고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를 상대가 당연히 사랑이라 여길 것이라 믿으며 사랑이라 말하는 것을 쑥스럽고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해서 굳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랑이라 반드시 말해야 할 때도 그 마음이 한낱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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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순간에도 마음은 남아 있으면서도 서로 상대가 먼저 잡아주기를 바라기만 하며 이별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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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닮아서 아직도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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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지난날을, 어떤 추억의 한 컷에 있는 못난 자신을 원망하며 후회를 쌓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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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닮아서, 비슷한 점이 많아서 시작한 만남이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그 사실을 망각하고 다르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도 똑같이 행동하고 있으면서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주지 않는 것을 나와 마음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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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너무 닮은 사람들이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좋지 않은 부분들도 더 닮아가고 있었고 결국 멀어져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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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야 마땅한 미련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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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가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나 상대방을 위한다는 마음보다는 대부분 저 스스로를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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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의 속성 중에 하나는 그 미움의 대상이나 미움의 원인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는 것이죠. 미움이 더 많은 미움을 불러오게 되는 형국. 이미 곁에 있지도 않은 대상 때문에 온전하고 싶은 본인의 일상만 더 흔들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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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음 속에서 타협을 하죠. '그래, 이러한 좋은 점도 있던 사람이니 나를 아프게 했던 부분과 상쇄한다면 최악은 아니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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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극도로 미워하면 소모하게 되는 에너지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사람을 떠올리면 한껏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극단까지 치닫다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끓어 오른 흥분을 바로 가라 앉히기도 쉽지 않고 단거리달리기를 전력으로 막 뛰고 온 것처럼 힘이 빠지고 나른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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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의 말들, 뒷담화가 많은 자리에 다녀오면 마치 흡연을 하지 않는 제가 흡연자들이 많은 자리에 다녀온 것 마냥 굳이 제가 뒷담화를 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미움을 많이 뱉어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자리는 점점 거리를 두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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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옛사람이 떠오를 때면 너무나 미워서 우리가 했던 행동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그 사람의 지나간 흔적과 현재의 일상을 찾아 뒤지는 것이었죠. 그런 모습도 결국에는 허탈감만 남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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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움이 많아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그러시다면 조금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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