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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월김혜숙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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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벽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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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내가 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내게 밀어 붙인다

#

탈출구 창을 내려고 순록의
뿔을 달고 벽을 향해 돌진하다
넘어졌다

#

냉동고에서 이끼를 찾아
반나절을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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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지가 펼쳐진 툰드라의
삶을 찾고 있었나보다
생을 돌면서 자유 하는 삶

#

순록이 죽어서 생피를 들고
먹여 줄시간이 오자
수척한 거울앞에 서서
얼굴을 어르만지고
또 다시 벽이 날 밀어 붙이고 있었다

#

내 벌판에 숱하게 뛰는 순록이
푸른 눈에서 드디어 벽을 열고
발소리를 내며 뛰쳐나왔다

#

동시에 화들짝 공허한 사립을
벗어나며 흥건한 하루가 길었다
순록이 걸린 벽

# 《 순록을 만나다》 ㅡ은월 김혜숙

#
#
새벽에 폴폴 날리는 눈의
투영을 보게 되고 난 뭔가 궁리가
가득한 미소 짓는 나무을 본다
#
이제는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겨울 속내가 깊어 가면 간혹
한 벌씩 입어 보는 흰 솜저고리와
바지 한 벌씩 껴입곤 하겠지
#
때론 한낮의 후끈한 태양의 열기에
못 견뎌 솜저고리와 바지는
물기둥이 되어 나무를 훑어 내는
허무였다가 목축임으로 깨달을 때
겨울은 근육이 점점 커 가고
#
우리마음의 근육은 그 반대로
훈계하는 사람이 없어도
혼자 초라해질지도 모른다
#
겨울엔 언제나 가슴에
바람시린 버림들의 속죄가
가득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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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떠난 것들이 안쓰러워서
#
# < 겨울이 오고 눈은 내리고> -은월 김혜숙

#
#
모두가 떠나가는 이 순간
파도처럼 밀려들다가
한꺼번에 쏟아내는
그리움을 틀어막고
마개를 열지 않은 채
떠나가는 섭섭함 같은
공간 속에 난청으로
들리지 않은 소리도 몽땅
처박혀 숨어든 자리 안에
그리움이 깊을수록 딴청하는
몰두는 크게 온다
.
.
나무는 털어내고 있는 중이다
그리움을 한없이-
.
. (털어내기)-은월 김혜숙

깊고 넓은 무던한 사람에게
가을과 겨울 반 토막을 닮은 사람에게

#

한없이 넋 놓고 공방에
대패질 소리와 이곳저곳을
못질하는 소리를 듣다가
서둘러 귀가하는 그 사람에게

#

못내
한잎 두잎 가슴에 편지를
부치지 못하는 가깝고도
먼 간격을 둔 한걸음
두 발짝 세 발짝 멈춰
발치에 부치지 못한 안부 #

오늘도 안녕을 외치며 잘 계시라
가을이고 곧 겨울 문턱이라 말하는
사랑이 외롭고 춥지 않게
낙엽 더미로 쌓아두고
한 번씩 답장 하라는 당부
# 《가로수 낙엽 길 11월》 - 은월 김혜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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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길목을 걷다 보니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눈물이 한나절 머뭇머뭇
배설을 못해 가득한 통증

#
.
내 눈이 우듬지에 걸려 부비다
동그랑게 놀라움 가득하고
은행 알 옷벗는 소리에
역겨움을 참을 수 없어
우수수 토해내며 속을 흩어내고

#
.
한나절쯤
차곡차곡 접어내는 노란 손수건은
당신에게 그립다 쓰는 한 땀씩
놓아두는 낱말
#
.
천년을 기다린
단지 그 낱말 세 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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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년 ㅡ 용문산 은행나무> - 은월 김혜숙

#

어둠이 들기 전엔 또렷이
진실의 경계가 보인다
하늘의 구름도 검게 그을리고
산과 도시의 표정도 진하게
날을 세워 선과 면이 명확하다

#

환한 대낮에 흡수된 첨탑도
능선의 소나무도 간혹 쉼 가운데
여유로울 때 문뜩 발견하는 스포일러에
빨아올리는 물기둥처럼 쭈욱
올려져 그 사람의 아픈 마음처럼
슬픔 덩어리가 한꺼번에 우두 컨 하다

#

잠시 밤이 고요에 들게 되면
차례차례 얼굴을 가리우며
거짓이 되어 초저녁엔
초초해진 마음이 급해진다

#

그렇게 우리모두 초저녁으로 걸어 든다
# 《초저녁》 ㅡ 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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