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ax97 carax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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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린 독서와 뜨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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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쯤 갖고 싶었던 빨강.
어떻게 찍어야 예쁜지 모르겠네.

80g실 두 볼에 맞춰 뜬 대바늘 숄.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길이지만
가볍고 보송보송한 앙고라.
오랜만에 완성.

#굿모닝입니다
#뜨개모닝 #앙고라
#대바늘숄 #뜨개질
#knitting #shawl
#게으른취미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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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깃털처럼 가비야운데
날개 달린 것들이 무거울 이치가 없다
나비가 무거울 이치가 없다
나비는 썩은 수박에도 주둥이를 꽂나니

있는 곳에서 있는 것을 먹으려면
쓰레기더미에 기생할 때가 있나니
먹고 산다는 것이 결국 기생한다는 것이 아니냐
남들이 버린 열정과 시든 꽃도 거기에 다 있나니

나비는 파리보다도 가비얍다
매 행동마다 필사적인 파리에 비하면
깊이도 없이 난해한 나비다
높이도 없이 현란한 나비다

나는 장자가 나비꿈을 꾸는 꿈을 꾸었다
자리를 뜨자마자 순결이 되는 나비
발을 터는 순간 결백이 증명되는 나비
내가 나비보다 무거울 이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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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에대하여
#김중식 #황금빛모서리
#울지도못했다 #시읽기
#시집 #문학과지성시인선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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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어느 나이고 다 살 만한 거예요. 나는 한 발은 이미 무덤에 들어가 있는 사람인데 내 인생에 대해 지금도 만족하고 있어요. 남아있는 나날을 여태껏 살았듯이 죄짓지 않고 좋은 사람 자주 만나면서 살면 그뿐이죠. 난 내일 죽는다 해도 오늘 웃을 수 있어요. 부재속에서도 나의 글은 다른 이들의 생각 속에 존재하게 되겠지요. / 188 피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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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선생님의 말.
너무도 뭉클하여.

#박완서의말
#피천득 #마음산책
#여름산책 #골목길
#문장 #책스타그램
#독서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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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 시대는 꿈이 없는 시대, 재미가 없는 시대, 상상력이 없는 시대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사랑을 회복하는 일, 사랑의 능력을 되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랑이 가슴에 차 있지 않은 사람에게서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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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문학이라 할 수 있는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 엄마가 양장의 세계문학전집을 들이면서부터였는데 내게 '이방인'이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같은 책을 쥐여주면서 정작 엄마는 다른 책을 읽곤 했다. 방안에 작은 스탠드를 켜고 등에 커다란 쿠션을 받치고 엄마는 방문을 닫곤 했다. 엄마만의 우주 속에 그 책들이 대하소설들과 박완서, 박경리 선생님의 책이었다.

사춘기의 나는 투르게네프와 헤세를 보면서도 틈틈히 엄마의 책을 함께 읽었고 엄마가 퇴근길 지하철 서점에서 사오는 신간을 기다렸다. 책 속 인물들을 이야기하고 때론 드라마가 되는 작품들을 원작과 비교하며 나란히 즐거웠다. 그러니 두 선생님의 책은 나의 따뜻한 역사이면서 엄마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크고 다정한 뿌리와도 같았다.

박완서 선생님의 말. 반갑게 책을 들이고 엄마에게 이번엔 내가 먼저 보고 드리겠노라 했다. 엄마의 빨리 읽고 넘기라는 농담에 마음이 좋았다. 어쩌면, 조금 뭉클한 감사일지도.
내게 너무나, 언제나 다정한 글을 읽는다.

#박완서의말 #마음산책
#소박한개인주의자의인터뷰
#박완서 #책 #독서 #대담집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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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사랑이 단풍잎 같은 차창처럼 달려가네, 보내고 싶지 않아서 길어진 기차, 뒷걸음치면서 붉으락노르락 손 떠는 나의 사랑아, 불타오르던 사랑이 당신 속을 태웠으니, 나는 피할 수 없는 세상 속으로 떠나고 그대는 길을 잃었네, 당신은 내가 사막을 건널 때 끝까지 간직한 한 줌 소금, 깨물어 오래오래 머금을수록 다디단 사랑, 후회 없는 삶은 없고 덜 후회스런 삶이 있을 뿐, 아무 말 하지 말라고 말하는 당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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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김중식 시인의 신간.
시집 가득, 생의 농담같은 시에 웃었고
결국엔 왈칵 울었다.

#기차
#김중식 #울지도못했다
#문학과지성시인선 #시집
#시 #시스타그램 #월요일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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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몬스테라가 작은 모종일 때 데려왔는데 6개월 만에, 이제야 찢어진 잎이 올라왔다. 그 시간 동안 찢어진 잎은 나오지 않고 무수히 공중뿌리만 자라나서 물을 주며 당부도 하고 오며 가며 많이도 흘겨봤다. 남편은 몬스테라 비슷한 애가 잘못 온 거 아니냐고 나를 자주 놀려왔는데 드디어 정체성을 드러내준 이 8번째 잎사귀 하나로 나는 어깨춤을 추었다. 도르르 말려올라와 조금씩 펴지는 잎이 예쁘고 반갑다. 이게 이렇게 기쁠 일인가.

2.
며칠 사이 웬 러시아 미녀가 팔로우를 했다가 언팔을 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난 핫한 인스타그래머도 아닌데 맞팔에 대한 무언의 강요인 건지 모르겠지만 고급세단과 파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에 공감이 1도 없으므로 그냥 두기로 한다. 차단까지는 너무 야박하니까.
오늘 아침엔 조금 '치사한' 따라쟁이들을 보다가 살짝 웃었다.
다 그렇고 그렇다는, 돌고도는 일들. 특별할 것 없고 소소한 인스타그램 생활 3년 차에도 아직 웃을 일이 있다.

3.
어제, 엄마는 여고 동창 점심 모임에 나가시고 아빠는 우리를 냉면 맛집으로 인도하셨다. 소박한 점심이었다. 외곽을 달리는 한가한 도로의 차 안에서 '외할아버지 덕분에 드라이브를 해서 좋다'는 아이들의 호돌갑으로 슬쩍 웃으시는 눈매에, 작아지는 어깨에 그저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나는 별 도리없이 아빠의 뒷모습을 오래오래 보았다.

식사 후의 친정에서 친구들과의 오찬을 즐기고 온 엄마와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보다가 서울 시장의 행보를 두고 조금 다퉜고 맛간장 레시피를 의논하다가 스르르 낮잠을 잤다. 일요일 오후의 길고 달콤한 잠이었다.
별다르게 다정한 일도 새삼 감동할 일도 없었던 휴일의 일상이 마음을 덥혀준다. 이렇게 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소한이야기 #여름일기
#인스타생활 #플렌테리어
#몬스테라 #가드닝 #식물
#일상 #일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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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맥주.
같이 사는 사람의 금요일 저녁.

#칭따오 #아사히
#금요일 #주정뱅이들
#두산_지고있습니까
#일상 #일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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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연산으로 헤아려지는 자. 그렇지만 가장 어려운 연산으로 헤아려야 할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자. 나를 가장 많이 속이는 장본인. 내가 가장 많이 속는 장본인. 가장 추악하지만 가장 빠르게 용서하는 사람. 가장 빠른 용서로 가장 깊이 추악해지게 방치하게 되는 사람. 가장 만만한 분노의 대상. 가장 최후의 분노의 대상. 실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몰라서 두려운 자. 어쩌면 '너'의 총합일 뿐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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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릿하고 좋은 문장.
스스로에게 조금 더.
바짝 당겨잡는 오늘.

#나 #한글자사전
#김소연 #마음산책 #문장
#금요일 #알라딘중고서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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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은 다 거기 있었네
조금씩 가라앉고 있던 목선 두 척,
이름붙일 수 없는 날들이 모두 밀려와
나를 쓸어안도록
버려두었네
그토록 오래 물었던 말들은 부표로 뜨고
시리게
물살은 빛나고
무수한 대답을 방죽으로 때려 안겨주던 파도,
너무 많은 사랑이라
읽을 수 없었네 내 안엔
너무 더운 핏줄들이었네 날들이여,
덧없이
날들이여
내 어리석은 날
캄캄한 날들은 다 거기 있었네
그곳으로 한데 흘러 춤추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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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비가 그치고
피어오르는 땅의 열기에 여름이 실려간다.
젊음이니 청춘이니 하는 시간에도
나의 어제와 그 어제에도 나는 자주 멈추는데
지나갔음으로 아름다운 일들과
여전히 아름답지 않았던 사람들은
언제나 여름처럼 시간을 달군다.

어스름한 저녁,
따뜻한 커피 한 잔 만들어 익숙한 시집 펼치는 나는
청춘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때로 청춘처럼 덧없지.

#오이도 #한강
#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
#소나기 #라테 #여름일기
#문학과지성시인선 #시집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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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허망하게 가지 않는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것들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찾아오라고 말하면서 간다 / 88

마음 속에 쌓인 기억이 없고 사물들 속에도 쌓아둔 시간이 없으니, 우리는 날마다 세상을 처음 사는 사람들처럼 살아간다. 오직 앞이 있을 뿐 뒤가 없다. 인간은 재물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저축한다. 그날의 기억밖에 없는 삶은 그날 벌어 그날 먹는 삶보다 더 슬프다. /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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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던 책을 모두 미루고 오늘은 다시, 이 한 권만.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기를.

#밤이선생이다 #황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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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늘도 무사한 아침이야.
무사하다는 것은 무한과 무수 사이에서
간신히 건져올려진 낱말 같아.
막막한 바다를 떠다니는 작은 보트처럼.
/ 경애의 마음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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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옥상의 치자꽃이 피었는지 한번 살펴보고
읽다가 멈춘 책들을 꺼내놓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저 잊기로 하고.
그럭저럭 무사한 아침이다.

#굿모닝입니다
#커피 #복숭아 #여름의맛
#경애의마음 #창비 #문장
#더이상평안은없다 #민음사
#여름 #일상 #일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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